감독판까지 흥한 '지구오락실' 종영.. 시즌2로 빨리 돌아와요
[김상화 기자]
▲ tvN '뿅뿅 지구오락실' |
ⓒ CJ ENM |
tvN <뿅뿅 지구오락실>이 16일 감독판 미방분 방영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4일 첫 방영 이래 매주 금요일 밤을 배꼽잡는 웃음으로 가득 채워준 '지구용사'들인 안유진, 이은지, 이영지, 미미와의 즐거운 만남도 아쉽지만 당분간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앞선 총 11회분, <지구오락실>은 열흘가량의 태국 여행, 강원도 고성으로의 1박 2일 추가 촬영 등을 통해 기상천외, 예측불허 멤버들의 행동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비교적 TV 예능에 덜 노출되거나 유튜브 쪽에서의 인지도만 지녔던 인물들의 섭외라는 점 때문에 방영 이전만 하더라도 "과연 <신서유기> <삼시세끼> 같은 기존 나영석 표 예능에 견줄 만할까?"라는 우려도 분명 존재했었다.
하지만 단 1회 방영만으로 이들은 확실하게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선사했고 지난 여름 기간 동안 '신흥 예능 대세'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12회 감독판에선 당초 2회 정도에 소개되었어야 할 기상 미션의 지각 공개, 각 멤버들의 미공개 영상 등을 아낌없이 대방출하면서 확실한 팬 서비스를 실시했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
ⓒ CJ ENM |
<지구오락실> 방영 초반 깜짝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아직은 우리 프로그램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라고 밝히면서 공개를 늦췄던 문제의 기상미션은 대략 이러했다. 늘 그래왔듯이 <신서유기>에 이어 <지구오락실>에서도 기상 미션으로 멤버들에게 각자 뽑기 식으로 감춰야 할 물건들을 나눠줬다.
이것을 무사히 들키지 않고 다음날 아침까지 잘 간직하고 있다면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영석이형' 나영석 PD는 태국에 온 만큼 열대 과일을 풍성하게 4명에게 안겨줬다. '괄괄이' 이영지에겐 무려 23kg에 달하는 초대형 잭푸르트가 전달되어 난감하게 만들었다. 반면 미미는 손바닥 만한 망고스틴을 얻게 되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밖에 이은지에겐 태국 수박을 갈아 만든 땡모반, 안유진은 용과가 숨겨야 할 물건으로 선택되었다. 예상대로 이영지가 초반부터 발각되어 미션에 실패한 반면 잘 숨겨둔 미미, 커피포트에 넣어둬 멤버들을 깜쪽 같이 속인 이은지가 미션 수행에 성공했다. 그동안 특유의 광기(?)로 제작진을 뒤흔들어 놓은 멤버들의 특징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에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준 촬영분임은 분명해 보였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
ⓒ CJ ENM |
한편 이날 방영된 <지구오락실>에선 다채로운 미방분이 속속 공개되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다름 아닌 첫 회식 장면이었다. 본격적인 현지 촬영 돌입에 앞서 국내에서 진행된 제작진과 멤버들의 간단한 술자리가 화면에 담겼다. 아직 서로에 대해 낯설고 약간의 경계심이 있던 상황에서 특히 과거 아이즈원, 현재의 아이브 등 그룹 멤버들 없이 예능에 나서게 된 안유진으로선 부담이 컸던 모양이었다.
이런 저런 걱정을 들어본 언니들은 각자의 생각을 담은 말로 조언에 나섰다. 웹예능 출연 및 버라이어티 예능 게스트 경험이 많은 이영지는 "(제작진을) 믿는 방법 밖엔 없는 것 같애"라고 처음 만난 동생을 안심시켜준다. 이어진 이은지의 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는 태국 가서 하고 싶은 거 다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우리가 한두 달 하다가 그만할 사이가 아닌 것 같다. 이 사람이 음반 내면 응원해주고..."라는 예감을 언급한다.
몇 번 찍다가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휑하니 돌아설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아이돌 선배 미미 또한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진심어린 충고를 건넨다. 이에 동화된 안유진은 술 한 잔 걸치면서 이때까지 지니고 있던 마음 속 벽을 완전히 허물게 되었다. 그리고 <지구오락실> 속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 '맑은 눈의 광인'이란 애칭 마냥 매회 시청자들의 기대 이상으로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때의 회식이 프로그램 성공의 숨은 밑거름이 된 것이다.
▲ tvN '뿅뿅 지구오락실' |
ⓒ CJ ENM |
나영석 PD, 박현용 PD 등 제작진들은 여러 차례의 인터뷰, 유튜브 생방송 등을 통해 '지구용사' 4인이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즉, 현재와 같은 결과가 얻어질 거라고 전망하고 발탁된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막연히 주변의 추천, 혹은 기존 활약상 등을 참조해 캐스팅했지만 결국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다.
<지구오락실>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틀은 기존 해왔던 예능의 방식에서 한치의 오차 없이 그대로 가져왔다. 단지 출연진만 의외의 인물들로 채웠을 뿐이지만 독특한 성격 및 캐릭터를 지닌 멤버들의 럭비공 같은 매력에 힘입어 <지구오락실>은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다. 새 별명 '영석이형'을 얻은 나 PD 외에도 촬영 도중 고기를 굽다가 한 점 베어 물어 실소를 자아낸 박현용 PD의 맹활약 또한 인기 몰이의 주역 중 하나였다.
이제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다시 멤버들을 화면에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은 과연 언제 재개될까? 이에 대한 힌트는 본방송이 아닌 지난 9월 7일 이뤄진 유튜브 라이브에 담겨 있었다. 당시 생방송에는 토롱이를 비롯해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도 깜짝 출연해 <슬의생> 감독판 블루레이 제작 설문 조사 돌입을 공식화해 드라마 고정팬들의 환호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일단 나 PD, 박 PD의 입을 빌어보자면 일단 조만간 시즌2를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드러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 촬영 돌입해서 방영한다는 식의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었다. 그간 고생했던 제작진들이 속속 휴가를 떠나는 등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빨리 하려고 한다. 멤버들도 수시로 우리 언제 가요? 또 가요! 그런다"라고 말한 나 PD는 "작가, PD들이 복귀하면 바로 준비 작업 하려고 한다. 늦지 않도록 돌아올테니까 즐겁게 기다려 달라"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또 한번 토롱이 잡으러 떠나는 우리의 지구용사들과의 재회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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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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