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참배줄, 8km까지..베컴도 모자 눌러쓰고 12시간 줄 섰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참배하려는 대기 줄이 8㎞까지 길어지면서 신규 진입이 중단됐다 재개됐다. 영국의 대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일반인들과 함께 12시간가량 줄을 서 입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여왕 관 참배가 시작된 지 사흘째 대기 줄이 너무 길어져 7시간가량 중단했다 다시 열렸다고 밝혔다. 예상 대기시간은 24시간 이상으로 밤새 기온이 뚝 떨어져 추운 날씨도 우려되고 있다.
여왕 관 참배를 위한 줄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이미 5마일(8㎞)에 달해 줄의 끝부분인 서더크공원을 메웠다. 줄은 웨스트민스터홀 인근에서 시작해서 램버스·런던·타워 브리지 등을 지나 템스강변으로 길게 늘어섰다. 당시에도 예상 대기시간은 14시간에 달했고, 급기야 정부는 최소 6시간 동안 새로 줄을 설 수 없게 막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먼 지역에서도 온 참배객들은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줄을 위한 비공식 줄을 서며 혼란을 빚기도 했다.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새벽 2시 15분쯤 혼자 와서 일반인들과 함께 줄을 섰다며 포브스는 이날 전했다. 납작한 모자와 짙은 색 정장 차림인 그는 새벽 2시 15분쯤 혼자 와서 줄을 섰고, 오후 3시 30분에 여왕 관 앞에서 참배했다.
베컴은 현지 언론에 “여왕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친절하고 우리를 항상 안심시켰고 이런 분이 있는 국가에 태어난 것은 운이 좋았다”며 “우리는 모두 여기에 함께 있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오면 한산할 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했다. 무릎은 괜찮지만, 등과 발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참배객들과 사진을 찍거나 도넛과 커피 등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아침 소셜미디어에서 베컴이 대기 줄 사진 배경에 있다는 등 목격담이 나오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응급관리 당국에 따르면 참배를 하기 위해 몰린 인파로 지난 이틀간 최소 435명이 기절했고, 이 가운데 42명이 입원했다. 한 10대 남성은 줄을 선 여성 2명을 성추행하고 템스강에 뛰어들었다가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여왕 장례식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엄수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의 정상과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왕이 참석하고 수십만명이 런던 거리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 대표단은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관에 참배가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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