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한미, 전략자산 공조 강화.. 전개 규모는

양낙규 2022. 9. 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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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5년 만에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 재가동
북한 핵무력 법제화 맞대응 차원으로 고강도 진행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 제원과 성능.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 전략자산이 화제다. 사진은 레이건호와 미시간함의 제원.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 제원과 성능.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한미 양국이 16일(현지시간) 약 5년만에 재가동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구체적인 확장억제방안 모색에 나서면서 확장억제 방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낸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이 지난 8일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통해 사실상 핵 선제공격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공표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인 문제가 됐다. 북한의 핵 위협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비핵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투발 수단을 더욱 증가시키고 동맹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철통같은 대(對) 한국 방위 공약을 천명하는 수준에 더해서 미국의 핵우산으로 표현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급선무였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미국 본토 위협에 대응하는 핵무기 탑재 투발수단 등으로 동맹국을 지원하는 미국의 공약이다.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 미사일방어망(MD) 전력 등으로 동맹국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미가 이날 회의에서 EDSCG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내년 회의 전에 실무 회의도 개최키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지난 2018년 1월 제2차 회의 후 중단됐던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면서 전략자산 전개 및 운용과 같은 확장억제정책을 집행하는 데 우리의 발언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됐다는 평가에서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이번 회의 참석 계기에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방문해 B-52 전략폭격기를 시찰한 것도 전략자산 운용 공조 차원에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도 회의 모두 발언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굳건히 지킬 것이며 여기에는 핵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위의 방어수단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내주 후반 부산에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입항
미, 핵을 포함해 모든 군사적 능력 한국에 제공 방침 재확인
B-1B 전략폭격기는 물론 핵잠수함 국내 입항 가능성도 거론

실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내주 중반 이후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 태평양함대는 앞서 12일 레이건함이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항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레이건함은 유사시 미국이 한반도에 투입할 또 다른 전략자산인 스텔스전투기 F-35C를 탑재했다.

미국의 항모 투입은 5년 전 상황과 유사하다.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미국은 11월 로널드 레이건ㆍ시어도어 루스벨트ㆍ니미츠함 등 핵항모 3척을 이례적으로 동시에 한반도에 보냈다. 이들 항모와 한국 해군은 동해 작전구역(KTO)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을 향해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벌였다.

여기에 미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전략자산 전개 규모나 수준이 과거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 도발 시 전략무기 등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자산들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전개될 것이란 의미다.

군 안팎에선 괌에 전진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가 최우선 순위로 거론된다. 핵을 장착하는 B-52 또는 B-2 전략폭격기가 날아와 모의 투하훈련으로 대북 경고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핵잠수함의 국내 입항도 추진될 수 있다. 한미 군 수뇌부가 미 본토의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부대의 훈련을 참관하는 것도 주효한 조치로 꼽힌다.

한미가 적시에 효과적으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데에 대한 공조를 강화키로 한 것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데도 의미가 있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과거와 다른 양상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특히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 한미는 이번 성명에서 북한의 어떤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며 결정적 대응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압도·결정적이라는 것은 비례적 수준을 벗어나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못할 정도의 강도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연내에 북핵 위협 단계별 상황에 맞는 군사 대응 훈련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진행한다. 한미는 또 북한의 전술핵 개발과 선제공격 위협에 대응해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에 대한 개정 작업도 진행중이다. 한미 TDS는 북한 지도부 특성과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고려해 한반도 상황에 맞게 최적화한 억제전략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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