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흥행'에..프리미엄 소주 대전 '후끈'

김한나 2022. 9. 1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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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 가파른 성장세..MZ세대 수요 높아
"소주 카테고리 고급화 현상 계속될 것"
원소주 스피릿. GS25

박재범의 원소주가 쏘아 올린 증류식 소주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MZ세대를 주축으로 촉발된 원소주의 흥행은 편의점 업계의 소주 판도를 뒤흔들며 증류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소주 시장의 무게 중심도 희석식에서 증류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소수 마니아층에서 주로 소비되던 증류식 소주가 젊은층 사이 큰 인기를 끌면서 프리미엄 소주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25가 선보인 원소주 스피릿은 지난 12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병,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원소주 스피릿의 판매에 힘입어 7~8월 GS25의 증류식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배(1281%)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주 매출에서 2% 남짓했던 증류식 소주 매출 비중은 무려 25.2%까지 급증했다. 

원소주 스피릿 열풍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GS25에서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고객의 주요 연령대는 30대 37.4%, 20대 33.1% 등으로 2030세대 비중이 70.5%를 차지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MZ세대란 의미다.

GS25는 “2030 고객이 다수인 편의점을 통해 원소주 스피릿을 출시하면서 과거 4050세대 중심이던 증류식 소주 음용 문화가 MZ세대로 확장됐다”면서 “참이슬, 처음처럼으로 양분됐던 편의점 소주 지형도가 3강 체제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GS25는 원소주 스피릿이 올해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 300만 병, 매출액 3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증류식 소주의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CU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프리미엄 소주 관련 제품군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6월 75.1%, 7월 68.9%, 8월 99.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인 ‘CU Bar’의 프리미엄 소주 매출도 지난달보다 35.8% 늘었다. 특히 프리미엄 소주를 구매한 연령대 구성을 보면 20대 31.6%, 30대 35.1%로 젊은 층이 전체 66% 이상을 차지했다.

CU 빛소주. CU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약 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2011년 100억원대에서 지난해 450억원대로 확대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증류식 소주 출고량은 지난해 2480㎘로, 전년 대비 28.5% 늘어났다. 2019년 3.8%, 2020년 12.5%에 이어 계속 급증하고 있다. 반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전년보다 5.5% 감소한 82만5858㎘를 기록했다.

증류식 소주는 프리미엄 소주로 불리면서 중장년층 위주로 소비가 이뤄져 왔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가격이 비싸서 증류식 소주를 찾는 소비층은 국한될 수 밖에 없었다.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의 가장 큰 차이는 증류 방식이다. 증류식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40~60%인 소주원액을 만들어 단식 증류를 하지만 희석식 소주는 연속식 증류로 95%가 알코올인 주정을 만들어 물로 희석한다. 증류를 반복해 불순물을 없애고 깔끔한 맛을 내지만 원료가 가진 풍미도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화요’, ‘일품진로’ 등 증류식 소주는 ‘참이슬’, ‘처음처럼’ 같은 희석식 소주보다 가격이 비싸고, 도수는 통상 35%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증류식 소주 열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2016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코로나19로 혼술·홈술족이 증가하면서 위스키나 와인 등 프리미엄 주류를 찾는 MZ세대가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젊은층들 사이 ‘한 잔을 마셔도 고급스럽게 마시자’는 분위기가 주류업계 트렌드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데 적극적이다. 원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는 젊은 세대의 기호와 맞아 떨어지며 대박이 난 것”이라며 “새롭고 신선함을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있어 프리미엄 소주가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통하면서 소주 카테고리도 점차 고급화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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