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류가 시작된다 ['오징어 게임' 1년 후②]

이은호 2022. 9.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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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흔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수상하며 1년 여정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 서비스망을 타고 세계 각국에 날아들었다.

넷플릭스는 다음 달 배우 전여빈·나나 주연 드라마 '글리치'를 선보이고, '썸바디' '더 패뷸러스' '연애대전' '택배기사' 등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 '20세기 소녀' '정이' 등을 올해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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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   사진=임형택 기자

전 세계를 뒤흔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수상하며 1년 여정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 서비스망을 타고 세계 각국에 날아들었다. 작품은 공개 4주 동안 6억5045만 시간 시청됐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 중 최고 기록이다. 한국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글로벌 OTT는 ‘억’ 소리 나는 투자금을 싸들고 한반도에 상륙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단 맛을 가장 먼저 본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25편 선보인다. 지난해 내놓은 10편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 중 지난 9일 공개된 ‘수리남’은 일주일 간 2060만 시간 시청돼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비영어권 드라마 시청 순위 5위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다음 달 배우 전여빈·나나 주연 드라마 ‘글리치’를 선보이고, ‘썸바디’ ‘더 패뷸러스’ ‘연애대전’ ‘택배기사’ 등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 ‘20세기 소녀’ ‘정이’ 등을 올해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디즈니+도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는 그간 ‘너와 나의 경찰수업’ ‘키스식스센스’ ‘그리드’ 등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지만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올해는 유재석·김광수·유리와 SBS ‘런닝맨’을 연출했던 조효진 PD 등이 뭉친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를 비롯해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과 최민식의 드라마 복귀작 ‘카지노’ 등을 내놓는다. 한국 진출을 앞둔 HBO맥스는 인기 미국드라마 ‘멘탈리스트’ 한국 리메이크판을 제작하며 몸 풀기에 나섰다.

‘오징어 게임’ 스틸. 넷플릭스

글로벌 OTT 업체에게 한국은 탐나는 파트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통하는 전략적 요충지인데다가, ‘오징어 게임’ 흥행이 아시아 외 지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서다. 레베카 캠벨 월트디즈니 컴퍼니 인터내셔널 콘텐츠 및 오퍼레이션 회장은 최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디즈니 최대 팬 행사 D23 엑스포에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콘텐츠라면, 아시아와 글로벌 소비자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글로벌 OTT과 한국 제작사의 동침이 한류에 새 바람을 일으키길 것으로 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3월 발간한 ‘한류의 발전과정과 향후 전망’ 리포트에서 2018년 이후를 ‘한류 4기’로 분류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다국어 자막과 번역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유통이 용이해지면서 한류가 새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레포트는 “유통환경 변화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한류 콘텐츠 등장에 기여했다”면서 “글로벌 플랫폼의 콘텐츠 수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아시아권 등에서 입지가 높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이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낼 걸로 보인다.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이어가려면 창작자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유럽 거대 미디어 기업 프리맨틀에서 북유럽 지역 포맷 개발 및 수입을 총괄하는 헨릭은 최근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에서 “한국 콘텐츠 제작사가 세계 시장에서 주류가 되고자 할 필요는 없다”며 “그보다는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나치게 안전하고 뻔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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