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이석훈 감독 "대중적으로 재밌는 영화를 계속 만들겠다"

임세정 2022. 9. 1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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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전편은 드라마적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경쾌한 장르 영화의 맛으로 채웠다”고 소개했다. CJ ENM 제공


“극장보다 TV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영화 관람료 인상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서 흥행을 쉽게 예측하긴 어려워요. 극장에서 두 편 보시던 거 한 편 보시기도 하지만, 제일 무서운 게 ‘나중에 티비로 보지 뭐’ 하는 말이에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을 만든 이석훈 감독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공조’가 2017년 780만 관객을 모은만큼 속편도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 감독은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다른 새로운 영화같으면 관객이 500만명이 돼도 좋아했을텐데, 속편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며 “내가 연출을 하게 되든 안하게 되든 3편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편과 ‘공조2’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이 감독은 “전편은 림철령(현빈)이 아내의 죽음을 빌런에게 복수하는 드라마적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면 ‘공조2’는 경쾌한 장르 영화의 맛으로 채웠다”며 “액션을 추가하고 수사물로서의 재미를 추구했다. 분위기가 가벼워진만큼 코미디를 장점으로 살려보려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헤니를 공조 수사의 새 멤버 잭으로 캐스팅한 것에 대해선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잭은 FBI 요원 역을 소화하면서 민영(임윤아), 림철령과 시소같은 관계를 만들 수 있고, 비주얼과 한국어가 모두 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며 “미국으로 가서 영어와 한국말을 하는 재미교포 배우를 캐스팅 해온다고 해도 국내 관객들에겐 그 배우에 대한 아무런 이미지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다니엘 헤니가 20년 간 구축해 온 이미지를 비틀어서 오는 재미도 있고 그대로 가져오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과 다니엘 헤니의 모습. 유해진은 한국 경찰 강진태를, 다니엘 헤니는 FBI 요원 잭을 연기했다. CJ ENM 제공


배우 유해진과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후 두 번째 작업이다. 이 감독은 “‘해적’ 끝나고 ‘히말라야’ 작업할 때 유해진 선배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내가 할 거 없느냐’고 물으셨다”며 “마땅한 역할이 없어 죄송한 마음으로 거절했는데 뒤늦게 ‘아무 역이나 부탁드릴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선배님과 ‘공조2’ 작업은 정말 편하고 좋았다. 연기를 잘 하시는 분들은 모든 상황을 본인이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공통적인 능력이 있다. 자연스런 연기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상대방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미리 친한 사이를 만들어 놓는다”고 추켜세웠다.

전편의 ‘휴지 액션’을 잇는 ‘파리채 액션’이 나오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이 감독은 “생활 속에서 익숙하면서도 액션을 할 수 있는, 맞는 사람이 대단히 굴욕감을 느낄 소품을 찾아야 했다. 다양한 후보들이 나왔는데 슬리퍼는 식상할 수 있고, 전화번호부는 활용하기가 어려웠다”며 “마약조직원들이 파티용품점에 있는 물건으로 싸운다고 가정하고 뿅망치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재밌을 수도 있지만 억지스러울 거 같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파리채가 선택됐다”고 말했다.

‘공조2’는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촬영해 지난 7일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했다. 이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촬영이 끝나도 개봉까지 오래 걸리는 영화가 많은데 운도 타이밍도 좋았다. 3~4월까지만 해도 올해 개봉 못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범죄도시2’가 성공하고 극장가 분위기를 띄워줬다”며 “저희도 그런 분위기에 일조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앞으로 찍고 싶은 영화는 어떤 것인지 물었다. 그는 “나는 철학적이거나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 영화를 잘 만드는 능력이 없다. 대중적으로 재밌는 영화를 계속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다”며 “내가 영화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젊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도 재밌다는 걸 어릴 때부터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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