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역무원 살해뒤에야 "도주 우려"..343일만에 구속시킨 法
신당역 살인 사건 피의자 전모(31)씨가 16일 구속됐다. 전씨가 지난해 10월 법원 영장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석방된 지 343일 만이다. 피해자 A씨가 전씨에게 살해당한 지 이틀 만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씨의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영장 발부 사유로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약 2년 간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와 A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A씨는 지속적으로 전씨에게 스토킹을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는 A씨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극단 선택을 하겠다’는 등 협박을 일삼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0월 7일 전씨를 성폭력처벌법을 위반한 혐의(카메라등 이용촬영, 촬영물등 이용협박)로 처음 고소했고, 이튿날 경찰은 전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하지만 "전씨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풀려난 전씨는 이후에도 A씨에게 ‘합의를 해달라’며 20여차례 문자를 보내며 괴롭혔다. 이에 A씨는 올해 1월 말께 2019년 11월부터 370여차례 A씨 거부에도 계속 만나 달라며 연락하는 등 스토킹범죄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이후 전씨는 두 사건으로 각각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서울서부지법에서 사건이 하나로 병합돼 1심 재판을 받아 왔다. 그러던 전씨는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피해자 A씨의 근무지와 야간 근무 일정을 알아낸 뒤 신당역 여성 화장실에 미리 숨어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씨는 '오래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적 살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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