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째 美 '자이언트 스텝' 우려..코스피 2400선마저 깨졌다
16일 국내 증시는 다음주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금리 인상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9% 하락한 2382.78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하며 2400선을 내줬다.
전날 뉴욕증시 하락 여파로 0.59% 하락 출발한 코스피가 낙폭을 키운 건 미국 중앙은행이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일각에선 '울트라 스텝(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선 오는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석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87%로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 추가 조정과 고환율 부담 등에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별로는 외국인(464억원)과 기관(4082억원)이 동반 매도세에 나선 가운데, 개인만 44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0.36%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은 0.98% 내렸다. SK하이닉스도 0.87% 하락 마감했다. 현대차(1.52%)와 기아(1.38%)는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약세장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미샤 브랜드를 소유한 에이블씨엔씨는 9.69% 급등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45% 밀린 770.04에 마감했다. 외국인 919억원, 기관이 427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은 1406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현하며 개장(0.63% 하락) 때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선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2.04%)와 에코프로비엠(-3.76%)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하락했다. 반면 에스엠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 소식에 18.6% 급등했다.
달러 당 원화가치는 3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9원으로 하락 출발(환율 상승)하며 1400원 선까지 넘봤지만, 오후 3시를 넘어서며 반전해 5.7원 상승(환율 하락)한 1388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 원화가치 반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환율 흐름의 대세를 바꾸진 못했다는 해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후 들어 (대통령실에서) 통화스와프 얘기가 나오면서 원화 가치가 오르긴 했지만 큰 흐름에서 외환 시장의 상승 반전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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