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로반·후시딘 바르면 피부 깨끗해진다고? [이게뭐약]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9. 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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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약]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
항생제 연고 오남용은 항생제 내성, 피부염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JW신약, 동화약품 제공
피부가 붉고 가려운 모낭염이 의심될 때, 여드름을 짜고 나서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피부가 금방 깨끗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SNS 등 온라인에선 JW신약 '에스로반', 동화약품 '후시딘', 제뉴원 사이언스 '박테로반', 한올바이오파마 '베아로반', 대한약품 '바네포 연고' 등을 바르고 피부가 좋아졌다며, 추천하는 후기가 쏟아진다.

항생제 연고는 정말 모낭염과 여드름의 만병통치약일까?

◇여드름엔 효과 없는 항생제 연고
성분이나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는 모낭염, 농가진, 감염성 습진 등 세균성 피부 감염과 외상이나 화상으로 인한 세균성 피부 감염의 치료 등에만 효과가 있다. 항생제는 기본적으로 세균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약이기 때문이다. 즉, 항생제 연고는 세균에 의한 감염에만 효과가 있다.

그래서 항생제 연고는 여드름엔 효과가 없다. 엄준철 약사(헬스조선 자문약사)는 "모낭염 등 항생제 연고 효과가 좋은 균과 여드름균은 종류부터 다르다"라며 "여드름은 여드름용으로 나온 제품을 사용해야 증상이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여드름에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주민숙 교수는 "일부 항생제 연고는 그람양성균 억제에 효과가 있는데, 그람양성균 억제 효과가 있는 연고를 바르면 상대적으로 그람음성균이 증가하며 이차질환으로 모낭염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항생제 연고 사용, 내성·접촉피부염 유발만
잘못된 항생제 연고 사용은 항생제 내성 위험을 높이고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항생제에 저항능력이 생겨, 약효가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김유찬 교수는 "항생제는 제형과 관계없이 내성 위험이 존재하고, 일반의약품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데도 항생제 연고를 계속 사용한다거나, 전문가 지도 없이 지나치게 깊고 큰 상처에 장기간 항생제 연고를 사용할 때, 용법·용량에 해당하지 않는 질환에 항생제 연고를 계속 바를 때는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불필요한 항생제 연고 사용은 피부 알레르기 반응 위험도 높인다. 주민숙 교수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항생제 연고 성분은 전문의약품 항생제 연고 성분보다 알레르기 반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 성분 중 바시트라신, 네오마이신, 폴리믹신은 해외에서 알레르기 유발 주요 성분으로 등재돼 있다. 주 교수는 "항생제 연고는 내성 외에도 주의해야 할 부작용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5~7일 내 증상개선 없으면 병원으로
일반인은 항생제 연고를 자신이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항생제 연고를 잘못 사용하고 있음을 알아챌 방법은 있다. 연고 사용 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한다면 확실히 잘못된 것이니 사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가야 한다.
주민숙 교수는 "항생제 연고를 5~7일 정도 사용했는데 증상이 악화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경우,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나서 가려움, 부기 등이 생기는 경우 등은 적절한 약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연고 사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가야 한다"고 했다.

염증 부위가 단단하고 농이 차있을 때, 통증이 심하고, 열감이 있을 때, 염증 부위가 코, 입과 가까울 땐 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기보단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주민숙 교수는 "상태에 따라 연고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농을 제거하는 수술 등이 필요할 수가 있다"라며 "또한 코와 입 주변은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부위이니 염증이 걱정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길 권한다"고 했다.

더불어 일반의약품 항생제 연고를 선택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엄준철 약사는 "이미 감염이 생긴 부위엔 에스로반이나 베아로반이 효과적이지만, 후시딘은 감염 예방에만 효과가 있지 감염된 부위엔 효과가 없다"며, "같은 일반의약품이라도 제품마다 효능·효과 차이가 있으니 전문가 상담 후 적절한 약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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