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5억 회삿돈 횡령 아모레퍼시픽 직원에 징역 6년 구형

공범에게 징역 1년 6개월 구형
피고인 모두 혐의 인정
"횡령 규모 상당·범행 불량"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회삿돈 3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 전 직원들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6년,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횡령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권모씨(38)와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씨(37)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와 조씨는 온라인 판촉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로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92회에 걸쳐 거래업체들로부터 샴푸, 보디워시 등 생활용품을 주문받아 ‘1+1’ 판촉 행사를 기획해 해당 상품들을 제값을 받고 파는 방식 등으로 33억4506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같이 빼돌린 회삿돈을 권씨는 사설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67억8276만원을 사이버머니로 돌려받아 국내외 운동경기 결과에 베팅한 혐의도 받는다. 조씨 또한 915만원을 도박에 사용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했다.

검찰은 “횡령 규모가 상당하며 피해자 측과 합의했지만, 범행이 불량하다”라며 권씨에게 징역 6년을, 조씨에게는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권씨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임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라면서도 “피해변제 위해 부모님 노후 자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자수한 이후 횡령 내역 등을 투명하게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씨로 인해 권씨보다 아들과 딸,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씨 측 변호인도 “조씨는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백을 하고 있다”라며 “회사가 피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며 퇴사 후 최근 결혼해 막 신혼 생활을 하고 있어 가족과 아내가 선처를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권씨는 “무엇보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죄송하고 사죄드린다”라며 “건강한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라고 밝혔다. 조씨는 “저랑 결혼했다는 죄로 인해 결혼한 아내가 고통을 겪고 있어 매일 밤 반성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