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줄기세포가슴성형, PRP시술인지 단순자가지방이식인지 구별해야
줄기세포가슴성형은 영어로 표현하면 지방유래줄기세포를 활용한 지방이식에 의한 유방확대술(Breast Augmentation by Fat Transplantation With Adipose-Derived Stem/Stromal Cells)이다. 줄기세포의 역할을 매우 중시되는 수술이다.
반면 단순 자가지방이식은 지방흡입으로 뽑아낸 지방을 그냥 또는 정제해 볼륨이 빈약한 유방조직에 주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복부나 엉덩이, 옆구리, 허벅지 등에서 채취한 이질적인 지방조직이 가슴의 지방조직과 순조롭게 융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어떤 의사는 지방세포가 생착되지 않고 소멸할 것에 대비해 필요량보다 많은 지방세포를 주입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유방주위 조직이 굳는 석회화가 일어난다. 기름덩어리에 돌가루가 흡착돼 단단해지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그런 생기 없는 추출 지방조직에 숨을 불어넣어 줘 생착률을 70%대로 끌어올리는 게 줄기세포가슴성형이다. 단순히 채취한 지방을 유방에 집어넣는 게 아니라 첨단 원심분리기로 줄기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추출해 나머지 순수지방세포와 황금비율로 배합해 유방에 이식한다. 줄기세포는 이식된 지방세포가 활성화, 증식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세포가 죽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살아남는다.
지방세포에도 엄연히 줄기세포가 들어 있는데 분리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반론할 수 있지만 그 차이는 엄청나다. 지방세포 생착률 70% 대 30%의 차이다. 줄기세포는 연한 노란색이거나 투명에 가깝다. 그 존재감이 ‘매직’을 일으켜 수술결과를 완연 다르게 한다.
반면 PRP가슴지방이식의 키워드는 줄기세포가 아닌 PRP다. 혈액을 원심분리하면 제일 바닥층에 가장 무거운 적혈구(약 45%), 중간에 백혈구 및 혈소판(1% 미만), 상층에 가장 가벼운 혈장(약 55%)으로 나눠진다. PRP는 혈장 1ml 당 100만 개 이상 혈소판이 풍부하게 함유된 것을 말한다. 혈소판이 정상 혈장에 비해 2~7배로 농축돼 있다.
PRP는 조직재생, 상처치유(콜라겐 재조직화), 염증감소, 살균작용, 혈관신생, 지혈, 피부미백 등의 작용을 한다. PRP는 본래 연골이나 인대 손상 시 재생 속도를 2~3배 빠르게 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후 화상 치료, 잔주름 개선, 흉터 재생, 피부 미백(기미 개선) 등으로 용도가 넓어졌다. 조직재생 효과가 있으므로 임플란트 시술, 안구 레이저수술, 쁘띠성형의 조력자로 활용되기도 한다.
PRP시술을 줄기세포가슴성형이라고 우기거나 그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 꽤 있다. 물론 PRP는 약간의 줄기세포 이동·분열·재생을 자극하는 기능이 있다. 혈관신생유도인자를 촉진하고, 혈소판 유도성장인자(PDGF)를 통해 상처 치유, 혈관 복구 증진. 평활근 생합성 자극 등을 수행한다.
하지만 PRP는 줄기세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지 그 자체가 줄기세포를 대신할 정도로 다른 세포의 분화, 증식, 활착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단적으로 PRP 시술로는 줄기세포가슴성형처럼 유방 볼륨을 162~185ml(필자의 영국 옥스퍼드대 논문 기준) 가량 키울 수 없다.
PRP가슴지방이식은 지방이식과 동시에 환자의 혈액에서 뽑은 PRP를 목표 부위에 주입하면 PRP가 줄기세포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 줄기세포가슴성형과 대등한 효과를 보인다는 일부 의사들의 설익은 가설에 기반한다. 효과를 입증한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전무하다. 시술 결과는 아주 미흡하거나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그럼에도 다수의 의사들이 PRP 시술을 줄기세포가슴성형이라고 내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PRP키트가 고작 몇만 원 밖에 하지 않고 시술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반면 줄기세포가슴성형을 제대로 하려면 3억 원 이상의 장비와 수술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의사가 적어도 1년은 술기를 닦아야 한다. 따라서 PRP가슴성형은 이런 노고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그저 이득만을 취하려는 얄팍한 상혼이 아닐 수 없다.
PRP 시술은 간혹 석회화보다 더 심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PRP가 마치 조직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필러처럼 작용해, 시술 후 수개월 또는 1년 여가 지나면 끈끈한 기름성 체액(oily fluid) 또는 오일낭종을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지방괴사 및 유방석회화가 함께 진행되면 이물질 제거수술을 받아야 한다. 싼 게 비지떡이고 혹 떼려다 혹 붙인다는 게 이런 상황에 맞는 표현이다.
(* 이 칼럼은 SC301성형외과 신동진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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