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한중일 국회의장회의 제안..시진핑 방한 초청도
金 "시진핑 방한 조속 성사를 희망"
栗 "윤대통령의 조기 방중을 환영"
역사 분쟁 비화 안된다는 데 공감대
김진표 국회의장이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한중일 국회의장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또 김 의장은 시진핑 총서기의 방한을 요청했으며, 리 위원장은 이를 시 총서기에게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표 의장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리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우리나라가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임을 상기하고 3국 국회의장회의 개최를 제안했다"며 "리 위원장은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리잔수 위원장도 "한중 양측이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양측이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한다는 정신에 따라 예민한 문제를 계속 조절해 처리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화답했다.
리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리커창(李克强)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공산당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이날 회담 도중에 김 의장은 리 위원장에게 시 총서기의 방한을 요청했으며, 리 위원장은 이를 시 총서기에게 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의장은 "리 위원장의 방한을 계기로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양국 대면 교류가 적극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조속한 시기에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잔수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길 희망한다는 의장의 말을 시 주석에게 정확하게 보고하겠다"면서도 "시 주석도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역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문화컨텐츠 교류 확대 △직항편 재개·증설 △원자재 공급망 안정적 관리 △한중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역사 문제 소통·관리 △2030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의장은 "정상 및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위한 조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며 "한중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양국 의회가 마중물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컨텐츠 교류가 양국 젊은 세대 간의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 국민들의 왕래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인천~상하이 구간 등을 포함한 직항편의 조속한 재개 및 증설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과 협력 체계를 재점검·강화하고, 문화 및 서비스 시장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기 위한 한중FTA 후속 협상이 조속히 전진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들의 건강 및 삶의 질과 직결된 미세먼지 문제 등 환경 분야에서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됐던 고대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 의장과 리 위원장 모두 신중한 자세로 구체적 언급은 삼간 채, 역사 문제가 정치·외교 사안으로 비화해서는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김진표 의장은 "지난 2004년 8월 구두양해에서 합의된 바와 같이 역사 문제로 한중간 우호협력이나 양국 국민간 우호 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역사 문제가 정치·외교 사안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양국 의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리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리잔수 위원장은 "양국간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자"며 "(강제 징용당한 조선인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인갱(千人坑·하이난성 소재)에 대한 공동연구에 대해 한국 측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정진석·김영주 국회부의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재옥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배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양전우(楊振武) 전인대 상무위원회 비서장, 우위량(吳玉良) 전인대 감찰및사법위원회 주임위원, 쉬사오스(徐紹史)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주임위원, 장예수이(張業遂)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위원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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