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2' 집필 중..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선필 2022. 9.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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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74회 에미상 수상 간담회, 제작진들 한국 콘텐츠 수준 실감해

[이선필, 이정민 기자]

▲ '오징어 게임' 정재훈 VFX 수퍼바이저, 채경선 미술감독, 이유미 배우,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이태영 무술팀장, 김차이 무술팀원, 심상민 무술팀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올랐으며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 (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 (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 (정재훈 외)을 수상했다.
ⓒ 이정민
한국영화 사상, 그리고 방송 콘텐츠 최고 권위의 에미상 74년 역사상 처음으로 수상자가 된 주역들이 <오징어 게임> 관련, 못다한 소감과 생각을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내 기자단 간담회엔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배우 이유미를 비롯해 주요 스태프들도 자리했다.

공교롭게 17일이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 딱 1년 되는 날이다. 2021년 9월 17일 공개된 이 작품은 28일 만에 누적 시청 16억 5405만 시간을 기록하는 등 넷플릭스 콘텐츠 사상 최고의 시청량을 보이고 있다. 그에 보답하듯 지난 4일과 12일(미국 현지시각 기준) 에미상 측은 <오징어 게임>에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게스트상(이유미), 프로덕션디자인상(채경산 등), 시각효과상(정재훈), 스턴트퍼포먼스(심상민, 이태영 등) 등 6개의 상을 안겼다.

황동혁 감독은 질의응답에서 빠른 속편 제작 계획을 밝혔다. 시즌1이 끝나고 차기작 영화 < KO클럽 >(Killing Old People Club)을 할 것으로 보였지만, 계획을 수정한 것. 황 감독은 "영화를 할까 했는데 그렇게 되면 시즌1과 2 간격이 너무 멀어질 것 같고, 이정재 씨 등 배우들도 확 늙어버릴까 걱정이었다"고 재치있게 운을 떼며 "현재 시즌2 집필 중이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구체적인 내용에선 감독은 확답을 피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2편에 들어갈 놀이에 대한 예상이 쏟아지고 있는 걸 의식한 듯 황 감독은 "들어갈 게임을 다 결정했는데 아무래도 참가자들이 무슨 게임인지 모른 채 참여하는 식인 만큼 공개는 어려운 걸 이해해달라"며 "혹시나 술자리에서 제가 실수로 말하더라도 퍼뜨리지 말아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1편 흥행 이후 불거진 넷플릭스와 저작권(IP) 계약 문제, 그리고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비해 부족했던 제작비나 제작 여건도 관심사였다. 타 드라마의 5분의 1, 많게는 10분의 1 수준의 제작비로 넷플릭스에 최고 수익을 안겨준 <오징어 게임>은 작품 관련 저작권 또한 넷플릭스가 전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선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이유미 배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올랐으며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 (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 (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 (정재훈 외)을 수상했다.
ⓒ 이정민
황동혁 감독은 "당연히 제작비는 시즌1 때보다 좋아질 것이고, 좋은 조건으로 얘기하고 있다. 걱정 안 한다"고 답했다. 김지연 대표 또한 "자세한 계약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제작사와 넷플릭스 모두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며 "저작권 문제는 지금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기는 중이라 이슈긴 한데 여러 대안이 있다. 다만 제작사가 힘을 갖기 위해 초기 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나 투자자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작진 모두 한국 콘텐츠, 기술력이 세계 수준임을 실감한 듯했다. 미국 현지에서 "한류와 한국 콘텐츠 질문을 많이 받았다"던 황동혁 감독은 "우리나라가 수출의 나라인 만큼 여러 분야에서 노력해오셨고, 콘텐츠 업계 종사자 분들도 그랬다. 이제 꽃이 필 때가 됐다고 본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지연 대표는 "경험상 의도적으로 케이(K) 팝, 영화 등 무언갈 만들어가자고 하는 순간 잘 안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창작자들에게 기회와 자유를 주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유형, 무형의 지원을 해주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채경선 미술감독 또한 "정답은 시나리오 안에 많이 있었다. 뭔가 한국적인 걸 강조하기보단 기존 미술, 공간, 색깔을 다른 시선으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며 "케이 콘텐츠 흥행의 핵심은 결국 자유같다. 황동혁 감독님이 저흴 믿어주시고 자율성을 주셔서 무한하게 창작할 기회를 얻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1 때 불거진 선정성, 폭력성 문제에 대해서도 황 감독은 "그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결국 심의를 통해 걸러지고 나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징어 게임> 속 폭력은 폭력을 위한 폭력이 아닌 경쟁으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폭력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1편 촬영 후 심한 스트레스로 치아 6개가 빠져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마른 오징어를 못 먹을 정도다. 속편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이가 흔들리는 느낌"이라면서도 "1편에서 제가 좋아했던 배우를 다 죽여버리고 말았다. 2편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며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인기 할리우드 배우 출연 가능성에 황 감독은 "대한민국이 배경이기에 계획 없다"고 못박으면서 "시즌3 때 무대가 바뀐다면 혹시 모르겠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우리 작품 빅팬인데 나중에 기회되면 연락해볼까 싶다"고 답했다.
  
▲ '오징어 게임' 이유미 이유미 배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올랐으며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 (1시간 이상) (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 (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 (정재훈 외)을 수상했다.
ⓒ 이정민
한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본인 연출작 영화 <헌트>가 토론토영화제 초청을 받아 에미상 일정 직후 캐나다로 떠나 간담회엔 불참했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정재는 "주연상 호명 때 아주 짧은 순간 내 이름 부른 게 맞나 아닌가 생각했다"며 "많은 동료분들 축하에 답장하다 보니 조금 실감이 난다. 상 받은 것보다 더 기쁜 건 한국 콘텐츠로 세계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현실이다. 앞으로 이런 콘텐츠를 어떻게 더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을 깊게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빠르면 내년 촬영에 들어가, 2024년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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