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성공에도 급락, 왜?

신지안 2022. 9. 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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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제공)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시스템 업그레이드 이후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오후 3시 15분 기준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7.51% 급락한 1471달러(한화 약 205만원)를 기록 중이다. 1500달러가 깨진 것은 지난 8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이 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더리움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코인이다.

전날 이더리움은 수년간 계획해온 '머지 업그레이드' 활성화에 성공했다. 머지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이더리움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꾸는 것이다. 컴퓨터 연산 능력보다는 보유 지분에 중점을 두는 방식이다. 해당 가상화폐를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쉬운 문제를 내기 때문에 채굴에 전기 소비를 크게 줄여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외 네트워크 처리 속도 증가, 수수료 감소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 기대감으로 최근 3개월간 다른 가상화폐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지난 7월에만 7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상승 폭은 27%였다.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8월에도 이더리움은 9.3% 빠지는 데 그치면서 17%나 떨어진 비트코인보다 선방했다.

하지만 막상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자 이더리움은 급락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를 완료한 전날 밤부터 급락세에 접어들었다. 기존 220만원대에서 20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하락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업그레이드 기대감에 올랐던 가격이 물량 출회 영향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투자 격언대로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료가 진행될 때는 주가가 오르지만 막상 그 재료가 완료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월가의 격언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ARK36의 안톤 패로이언 최고경영자(CEO)는 미 CNBC 방송에서 "이더리움 가격이 지난 6월 저점보다 100% 넘게 올랐다"면서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따른 효과는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퀀트의 연구 책임자인 마사 라이도 "이제 머지에 대한 기대가 끝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이더리움의 상승 촉매는 없다"고 말했다.

[신지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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