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과 '마지막 인사' 7km 늘어선 줄..10시간 기다려 작별 키스
오는 19일 장례식을 앞두고,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서거를 애도하는 수천 명의 조문객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있는 여왕의 관을 통과하기 위해 약 7㎞에 걸친 줄을 섰다고 1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약 9~10시간이다.
이날 조문 행렬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타워브리지 너머 템스 강의 남쪽 둑으로까지 이어졌다. 조문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짙은 색 정장을 입은 노인,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젊은이 등 모두 엄숙한 자세로 여왕의 마지막 모습을 알현했다. 일부는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들은 고개를 숙였다. 무릎을 꿇고 작별 키스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벤 월레스 영국 국방부 장관과 앨리스터 잭 스코틀랜드 장관은 웨스트민스터 홀에 있는 여왕의 관에서 철야했다. 두 장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왕실의 경호를 담당하는 '로열궁수대'의 일원이다.
이날 경비병 한 명이 여왕의 관을 지키던 도중 쓰려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경비병은 여왕의 관 아래쪽 연단에서 갑자기 앞으로 쓰러졌지만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관광객을 포함해 영국 전역에서 약 75만명이 조문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장시간 동안 견딜 수 있도록 휴대용 화장실 등 필요 시설물을 설치했다. 일반인 조문은 여왕의 장례식이 엄수되기 전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이어진 뒤, 이날 국장을 위해 인근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진다. 영국의 국장은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57년 만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런던 하이그로브 저택에 머물렀다. 찰스 3세 국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여왕의 장례식 참석이 예정된 세계 각국 정상들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버킹엄궁은 장례식 절차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국가 원수 등 2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며, 19일 늦게 윈저 성에서 소규모 장례식이 열릴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 공의 유해가 있는 윈저성에 함께 안치될 예정이다.
가디언은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여왕에 서거에 조의를 표하러 영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장례식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MBS는 2018년 10월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찾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휘재, 가족과 돌연 캐나다행..."비난 여론, 상실감에 괴로워해"
-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민주당 이상훈, 신당역 살인에 실언
- 아내 외도 고백에…흉기 휘둘러 양팔 절단시킨 베트남 남성
- 하정우 "10m 걷기도 무서울만큼 살벌했다"…수리남 비하인드
- 영국 여왕 관 앞에서 '쿵'…백발의 경비병이 쓰러졌다
- "이재명·김문기 12년 인연…함께 골프 치고, 시장상도 줬다"
- "신당역, 국가가 못지켰다"던 한동훈 "스토킹, 합의해도 처벌"
- [단독] "신당역 대책 10시까지 내라"…서울교통공사 뒷북 수습
- 매머드급 변호인단 최소 10억…운명의 재판 서는 이재명의 고민
- "부차 참사보다 심하다" 우크라 탈환 이지움 440명 집단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