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단순 수치이상 아냐.. 고혈압·당뇨 같은 '질병'

한성주 2022. 9. 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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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희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16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우리나라 인구의 심혈관계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이상지질혈증 등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의 선행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수치관리가 필요하다. 

16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유병률 현황 분석을 공개했다.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진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현재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을,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총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인 경우 진단된다.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남성의 23%, 여성의 25%가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고콜레스테롤혈증에 해당하는 응답자 가운데 의사에게 진단을 받은 비율이 63%에 그쳤다. 10명 중 3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중 지질강하제를 적절히 복용 중인 비율도 55.2%로 절반에 그쳤다. 지질강하제 복용자의 85%는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의 정상 범위로 조절됐다. 약제의 도움을 지나치면서 병을 키우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지질혈증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아우르는 용어다. 전반적인 국내 유병률의 변화는 크지 않다. 앞서 2007년 유병률은 이상지질혈증1이 37.3%, 이상지질혈증2가 52.9%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20년도 조사에서는 이상지질혈증1이 45.4%, 이상지질혈증2가 37.7%로 파악됐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 기준을 남녀 모두 40mg/dL 미만으로 설정하면 이상지질혈증1, 여자에서만 50mg/dL 미만으로 설정하면 이상지질혈증2로 표기한다.

문제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건강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지질혈증 환자 가운데 신체활동이 부족한 비율은 남성이 54.3%, 여성이 61.9%로 과반을 넘어섰다. 특히 남성 환자는 76.4%가 흡연력이 있고, 71.6%가 매달 1회 이상 음주를 하고 있다. 또한 환자들 가운데 남성은 40%, 여성은 30%가 권장량보다 더 많은 포화지방을 섭취하고 있다. 

최성희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학회 대외협력이사)는 “국가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은 일반질환으로 분류되고 있어, 환자들이 이를 질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콜레스테롤이 약간 높다는 의미로 생각해버린다”며 “검진 결과에서도 생활 습관을 조심하라는 수준의 안내만 받을 뿐, 추후 확진검사나 치료에 대한 안내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라며 “2년으로 검진 주기 환원하고, 건강검진 결과 통보 시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안내해 환자들이 질병을 정확히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 이후 체계적인 관리 방안도 도입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온다. 최 교수는 “현재 정부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등록 대상 환자로 이상지질혈증을 단독으로 가진 환자, 고혈압·당뇨병과 함께 복합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 등도 포함해 관리하는 모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학회는 최근 4년간 축적된 국내 자료와 해외 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이날 김상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학회 진료지침이사)는 올해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발표하면서 “심혈관 위험도 분류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개정 진료지침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질환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했다.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는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권고했다. 유병기간 및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 개수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도도 세분화했다. 

심혈관 위험군별 치료 전략에서는 ‘스타틴’을 주된 치료 약제로 권고했다.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도달하지 않은 경우에 추가 투여하는 ‘에제티미브’, 초고위험군에서 세 번째로 투여하는 PCSK9 억제제에 대한 권고 수준은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를 △식사요법 △아이코사펜트 에틸 △피브레이트 및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한 권고 내용으로 세분화해 기술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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