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주 4.5일제" 금융노조 총파업..시중은행 참여는 저조(종합)

부애리 2022. 9. 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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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다만 금융노조의 총파업에도 시중은행의 영업 지점들에는 큰 영향은 없었다.

은행 전산시스템의 차질 우려도 있었지만 IT 인력 파업 참여율은 8.6%로 전체 참여율(9.4%)보다 낮아 큰 탈은 없었다.

다만 파업 참가율이 높은 기업은행은 고객들을 향해 "16일 총파업으로 은행 업무처리 시간이 지연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며 "영업점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는 해당일을 피해 방문해달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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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산은)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금융노조는 이날 2016년 9월 이후 6년만에 파업에 들어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이민우 기자, 송승섭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의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5.2%의 임금 인상률과 근로시간 단축(주 4.5일제 시범 근무) 등을 요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 일대에서 약 3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3000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진행했다. 광화문 일대에 교통 혼잡이 빚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이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이후 용산 삼각지역까지 가두 행진을 벌인 뒤 이날 오후 1시께 해산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과 점포, 고용을 줄이고 주주 배당에 목숨을 건 금융사용자들에 맞서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해야 한다"며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그들만의 잔치를 멈추지 않는 기획재정부와 그들에게 부화뇌동하는 금융지주 권력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산은)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금융노조는 이날 2016년 9월 이후 6년만에 파업에 들어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금융노조는 이날 ▲점포 폐쇄 중단 ▲적정인력 유지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시간 단축 ▲해고 사유 제한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국책은행 지방 이전 폐기 등을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들의 분위기가 다소 갈렸다. 시중은행들 직원들은 총파업 참가율은 높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파업 참여율은 0.8% 수준이었다. 우리은행과 농협의 경우에는 노조 간부들 중심으로 총파업에 참여했고, 나머지 은행의 직원들도 참석 인원도 많지 않았다.

이에 반면 국책은행 직원들의 의지는 결연한 분위기였다. IBK기업은행에서 약 5000명(노조 집계 기준)이상이 참석했고, 총 직원 수가 3200명 정도인 산업은행도 2000명 가까이 모였다. 국책은행 직원들은 공공기관의 인력 감축 및 예산 절감, 국책은행 우량거래처 이관 추진 등에 대해 반발했다.

국책은행 이전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는 산업은행 지부 모습

특히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산업은행 직원들의 투쟁 의지가 강했다. 산은 직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기업들만 골병난다'라는 노란색 옷을 맞춰 입고 반대 시위에 나섰다. 산은 직원들은 대통령실로 향하는 가두 행진에서도 가장 선두에 섰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파업에 앞서 성명서를 내고 "2조~3조원이 드는 지하철 노선 신설도 몇 년씩 타당성 검토와 경제성을 분석한다. 자산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산은을 옮기는 결정에는 왜 아무 분석도, 조사도 의견수렴도 하지 않느냐"며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장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은행 직원들의 참석도 많았다. 지방은행의 한 직원은 특히 ‘귀족노조 프레임’이 지겹다고 털어놨다. 그는 “낮은 임금인상률, 무리한 지방 이전 등의 의제에도 동의하지만 귀족노조라고 몰아붙이는 부분이 가장 화가 난다”라며 “6년 전 총파업에도 참가했고 이런 프레임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 열리는 총파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노조의 총파업에도 시중은행의 영업 지점들에는 큰 영향은 없었다. 이날 주요 시중은행 지점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은행 전산시스템의 차질 우려도 있었지만 IT 인력 파업 참여율은 8.6%로 전체 참여율(9.4%)보다 낮아 큰 탈은 없었다. 다만 파업 참가율이 높은 기업은행은 고객들을 향해 "16일 총파업으로 은행 업무처리 시간이 지연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며 "영업점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는 해당일을 피해 방문해달라"고 알렸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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