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려 이해" 美도 놀란 푸틴 발언.."러, 외교적 후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FT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중국과 러시아의 이견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친애하는 동지이자 친구’로 부르며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한 중국의 균형 잡힌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중국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만남을 통해 러시아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오랜 친구인 푸틴 대통령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라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서 서로의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에 대해 강력한 상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모두 발언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담이 훌륭하게 진행됐다. 현재의 국제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양국이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간 우정과 협력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다”고 선언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에 중국과 비서방 국가들과는 더 긴밀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이를 반박해왔다.
세르게이 라드첸코 존스홉킨스대 고등 국제대학원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식량‧에너지 혼란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이번 전쟁이 자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나이젤굴드-데이비스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북동부 전장에서 빠르게 진군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지상에 이어 외교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이번 전쟁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건 놀랄 일이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것을 언급한 것은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가운데 열린 회담은 그들의 밀착 관계의 한 사례일 뿐”이라고 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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