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달러당 7위안 돌파...2년 2개월 만에 처음
중국 위안화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달러 초강세 속에 중국 경기 침체가 겹친 여파다. 중국 은행이 외화 지급준비율을 낮췄지만 위안화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16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이날 오전 11시 14분(현지시각) 기준 1달러에 7.0128위안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0187위안을 기록해 2020년 7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본토에서도 7위안을 넘어섰다. 중국에선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1달러=7위안'을 넘어설 경우 ‘포치’(破七ㆍ7을 돌파)라고 부른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일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인하하며 외환보유고 비율은 8%에서 6%로 낮췄다. 다음달 당대회를 앞두고 인민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중국 수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하를 피하진 못했다.
일단 미국 달러의 강세 여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가 모두 수십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ㆍ달러 환율도 최근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제 지표가 악화하면서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GDP)은 전년 동기 대비 0.4%로 2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 경제성장률 역시 2.7%에 그쳐 올해 성장 목표치 5.5%를 크게 밑돌았다. 엄격한 ‘제로코로나’ 방역 여파로 8월 한달 서비스업 성장률은 -0.15%를 기록했고 부동산 역시 동기간 -6.43% 추락해 심각한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다만 수출은 13.52% 증가해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여론을 안심시키고 있다. 류궈창(柳國强)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는 “최근 위안화 환율 조정은 주로 미국 통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안화의 평가 절하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관타오(管濤) 중국은행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는 여전히 강력한 통화이며 급속한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은 부채가 크지 않고 식량과 에너지에 대한 대외의존도도 유럽보다 낮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인민은행이 달러를 매도하고 위안화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보고 있다. 중국 역내 위안화 거래는 달러에 대해 2% 이상 오르거나 내릴 수 없도록 제한돼 있는 등 환율 방어 장치도 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투자은행의 올 중국경제 성장 전망치가 3.5%로 집계됐다며 이는 40여년 만에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코로나로 인한 성장 둔화와 부동산 시장 위축에 이어 환율 악재까지 겹쳐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을 단기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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