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산 처음부터 제대로 보자" vs 政 "위헌이다"..예산 단계별 국회 심사 확대 두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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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야당이 국회 예·결산 심의권 확대를 놓고 충돌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예·결산 심의권 확대 방안을 검토하자 정부가 예산 편성권 침해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예산·결산 심사 강화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개정안은) 정부의 예산 편성권에 간섭을 통해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게 아니라 국회의 예산 심의 기능을 강화할 방안이 무엇인가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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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편성권 간섭 아니라 심사 기능 강화하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와 야당이 국회 예·결산 심의권 확대를 놓고 충돌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예·결산 심의권 확대 방안을 검토하자 정부가 예산 편성권 침해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야당이 국회법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통해 유명무실해졌던 국회의 예산·결산 심사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혀둔 상태라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국회 예산·결산 심사기능 강화에 관한 공청회’에서 임기근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국회가 단계별로 예산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하는 문제에 대해 "국회가 예산 편성 초기 단계부터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현행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틀을 뛰어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회가 예산안에 대한 심의권 확대를 빌미로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해 위헌일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헌법은 예산안의 심의·확정권은 국회에, 예산안 편성권은 정부에 주고 있다.
예산·결산 심사 강화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개정안은) 정부의 예산 편성권에 간섭을 통해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게 아니라 국회의 예산 심의 기능을 강화할 방안이 무엇인가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예산 편성권 침해가 아니라 국회의 심사권 강화에 무게가 실렸다는 설명이다.
국회에서 진행 중인 예·결산 심의권 확대 논의의 핵심은 국회가 정부의 재정 총량 등 분야별 예산 문제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춰져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재정 자원의 전략적 배분과 관련해 정부는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해 중장기 전략을 확정하고 있지만, 국회가 이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제도적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청회에서도 국회의 예산 심사가 총량 등에 대한 검토 없이 미시적으로 예산을 살펴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바텀업 예산의 문제를 지적하며 톱다운 심의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세부 사업 단위만 따진 채 예산의 규모나 예산에서 차지하는 국방비 또는 복지비의 비중 등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살피지 못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묵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처럼 세부사업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예산 심사를 하면) 안 되는 이유는 이 사업들을 손보려고 해도 사업들의 방어 논리가 철저하고, 관료들의 전문성을 국회가 당해낼 수 없다"면서 "선진국에서는 예산을 심사할 때 분야별 재원을 정하는 방식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정개특위에서는 예산안의 심의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의 예산안 편성 단계별로 국회에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내용의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은 매년 3월 예산결산위원회가 정부의 총량·한도 심사를 보고 받은 뒤 심사 결과를 본회의 의결로 정부에 보내, 정부가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안과 함께 논의토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이달 1일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통해 기재부 장관이 매년 4월30일까지 국회 예결위에 분야별 재원 배분 방안을 보고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맹 의원과 김 의장의 법은 법안이나 시기 등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정부가 재정 총량을 심의할 때부터 정부가 국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세부 사업 예산안을 중심으로 심사했던 바텀업식 예산 심사를 넘어 바텀업식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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