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추석 극장가의 흥행 공식
황동혁 감독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오스카’로 불리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여기에 출연한 이정재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윤종빈 감독의 ‘수리남’은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전세계 3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 이후 관람 방식 변화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OTT 작품들의 수요는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관객수는 줄어들고 있다. 관객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아지면서 대규모 제작비가 투자되고 스타배우가 등장해도 재미있지 않으면 극장을 찾지 않는 냉정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추석 연휴 선전한 영화가 있다. 바로 ‘공조2 :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이다.
미국 FBI가 체포한 마약상이자 범죄 조직 리더인 장명준(진선규 분)을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은 북한으로 데리고 가는 도중 놓치고 만다. 장명준이 남한으로 숨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림철령은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와 함께 공조 수사에 돌입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날아온 FBI 소속 형사 잭(다니엘 해니 분)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그들의 짜릿한 공조 수사가 시작된다.
영화는 코미디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추석 연휴에 맞춰 개봉한 영화 ‘공조2’는 전작인 ‘공조’보다 2배 더 빠른 속도로 흥행을 달렸다. 개봉작 중 경쟁이 될 만한 별다른 작품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장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추석에는 코미디와 사극이 우세했다. ‘공조2’는 전작에 비해 더 빠른 속도감의 액션과 코믹한 이야기로 추석 연휴 동안만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으며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개봉해 2위를 기록한 영화 ‘육사오’ 역시 코믹 영화다. 관객들이 이렇게 코미디를 찾는 이유는 지난 여름 영화시장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여름 성수기 개봉된 영화들이 어둡고 무거운 영화였기 때문에 젊은 관객들을 중심으로 밝고 유쾌한 코미디를 찾는 취향이 강했고 그동안 경기침체와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이 무겁고 답답한 사회적 분위기에 맞서 코미디를 찾은 것이다. 당분간 코미디의 영화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물로 기존 관객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상반기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 ‘범죄도시2’와 톰크루즈 주연의 ‘탑건 : 메버릭’ 그리고 ‘한산 : 용의 출현’의 공통된 특징은 전작들 모두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관객들은 1만5천원으로 값을 올린 극장 관람료를 지불하기 위해 재미와 흥행을 담보 받을만한 안정된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공조’는 780만 관객이 선택한 영화로 웃음과 감동을 책임지며 관객들에게 믿음을 줬기에 이번 작품에도 많은 관객이 몰렸다. 전작에서 보여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웃음 코드는 속편까지 이어졌다.
글로벌 컨셉에 맞춰 세계 관객들의 취향을 맞췄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영화는 인터내셔날을 공략한다. ‘공조2 : 인터내셔날’은 남한, 미국, 북한의 삼각공조를 의미하지만 글로벌 관객들을 염두에 두어 미국에서 촬영은 물론 미국 연방수사국 요원을 추가로 투입해 줄거리를 글로벌하게 풀어간다.
영화계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한국 배우와 영상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으며 국내 영화시장은 OTT 플랫폼과의 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와 코로나로 코미디 등 밝은 영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 ‘공조2 : 인터내셔날’은 관객들의 취향과 눈높이에 맞춰 국제화와 기획력을 갖춘 작품이 극장가의 흥행 공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양경미 /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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