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장'에 둘로 나뉜 일본.. 입헌민주당, 국장 불참 선언

윤현 2022. 9.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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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7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그보다 앞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과 맞물리면서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15일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당 지도부가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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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결정, 부정적" 57%, '긍정'의 약 2배.. 온라인서 '진짜-가짜 국장' 키워드 논란도

[윤현 기자]

 일본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월19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조문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던 모습.
ⓒ 외교부 제공
  
이달 27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그보다 앞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과 맞물리면서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15일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당 지도부가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입헌민주당은 앞서 정부 측에 국장을 결정한 이유와 법적 근거 등을 묻는 질문서를 제출했고 전날(14일) 답변서를 받았으나, 답변서의 답변 내용이 불충분하다며 국장 불참 결정을 내렸다. 

기시다가 밀어 붙인 아베 국장... 반대 여론 '압도적'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불참 선언을 보도하는 NHK 화면 갈무리.
ⓒ NHK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정부 답변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앞서) 국회에서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라며 "대단히 불성실한 답변에 매우 유감을 표하며, 많은 국민이 국장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답변에서 아베 전 총리가 일본 헌정 사상 최장 기간 재임했고,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맞아 비극적으로 숨진 점 등을 거론하며 "국장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입헌민주당에 더해, 앞서 국장에 줄곧 반대해왔던 일본 공산당과 사민당도 국장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에 우익 성향인 제3당 일본유신회는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해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NHK가 이달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장 결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57%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32%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아사히신문>의 같은 기간 여론조사에서도 '국장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56%로 나타났고, 국장 결정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64%에 달했다.

누리꾼들 "영국 여왕 국장이 진짜 국장"... 의회 논의 과정 생략에 반발  

또한 이달 19일 영국 런던에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이 영국 의회로부터 동의를 받아 결정된 반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기시다 총리가 의회와 논의하지 않고 내각 단독으로 결정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더욱 반감을 사고 있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진짜 국장'(本物の国葬)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이 진짜 국장'이라며 아베 전 총리의 국장과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는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도쿄신문>에 "비교 대상은 아니겠지만, (장례가) 같은 시기에 열리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된다"라며, 불참 소식 등을 의식한 듯 "세계 각국 정상과 왕실 인사가 모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비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집권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파벌에서도 국장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아베파'의 한 현직 의원은 우익 성향 매체 <데일리신초>에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국장을 강행한다면, 오히려 아베 전 총리의 명예에 상처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국장을 취소하고 내각·자민당 합동장으로 바꾼다면 여론도 크게 환영하겠지만, 너무 늦은 것 같다"라며 "이미 각국 정부에 국장 초청장을 전달했는데 이제 와서 취소한다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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