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 빨리 접은 이유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2022. 9. 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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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용혜인 기본소득당 신임 대표

[이영광 기자]

최근 기본소득당 3기 대표단이 출범했다. 8월 31일 기본소득당 2022년 하반기 동시 당직 선거 개표 결과, 용혜인 상임대표는 98.51%의 지지율로, 오준호 공동대표는 95.17%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3기 대표단의 임기는 2024년 8월 31일까지다.

용혜인 상임대표가 앞으로 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8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에선 향후 기본소득당에 대한 구상, 정치 현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용 상임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기본소득 끝난 거 아니냐고? 리부트할 것"
 
 용혜인 기본소득당 신임 대표
ⓒ 기본소득당 제공
 
- 지난 1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에 취임하셨잖아요. 일주일이 지났는데 어떠신가요?

"3기는 책임이 막중한 시기의 대표단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무능을 스스로 보여주고 심지어 퇴행적인 긴축 정치와 감세 정치까지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3기 기본소득당의 첫 번째 역할은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민생을 살피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기본소득 이제 끝난 거 아니냐'라는 질문들을 대선 끝나고 저도 많이 받는데요. 기본소득 의제를 리부트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 성과들을 기반으로 2024년 총선까지 준비해야 하는 대표단이어서 책임이 굉장히 막중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일주일 동안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 그리고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만나보기도 하고 이후에는 진보당 그리고 녹색당 대표단 분들도 만날 예정입니다. 이분들과 함께 민생을 중심으로 한 협치가 어떻게 가능할지, 그리고 기본소득 의제를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 등을 고민하면서 좀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 기본소득 리부트할 생각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 계획이 궁금합니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기본소득 담론이 현실화 국면으로 많이 넘어왔어요. 하지만 이제는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고 조건들이 많이 바뀌어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만큼, '공유부에 대한 정당한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에 관해 다시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대선을 거치면서 뿔뿔이 흩어져버린 기본소득 세력을 다시 모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고요. 내년 8월에 기본소득지구 네트워크(BIEN) 대회가 한국에서 열려요. 이 대회를 기점으로 기본소득 세력이 다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준비해 볼 생각입니다."

- 상임 대표와 공동 대표가 있던데 어떤 차이인가요?

"이전에는 기본소득당이 대표가 상임대표 한 명이었어요. 원래 당헌·당규에는 공동대표를 둘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공동대표를 함께 선출하게 된 것이고요. 이것 자체가 기본소득당이 지난 2년 동안 나름대로 성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공동대표가 함께 원내·외에서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고 기본소득을 설득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또 오준호 공동 대표님은 기본소득당의 정책연구소인 기본소득정책연구소 소장을 맡아서 기본소득 담론장을 다시 만드는 역할에 조금 더 힘을 많이 쏟으실 것 같습니다."

- 6일 기자회견에서 "2024년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이 민생에 가장 밀착한 정당으로서 새로운 제3정당으로,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하셨던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지금 여야 모든 정당이 내부 문제, 특히 여당이 내부 권력투쟁으로 사실상 기능이 멈춰버린 상태입니다. 기본소득당은 이 혼란들 속에서 민생이라는 중심을 잡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역할들을 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께 '그래, 기본소득당이 민생 문제를 가장 열심히 하는 정당이지'라고 인정받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흩어져 있는 기본소득 세력을 2024년 총선 전까지 모아내고, 2024년 총선에 기본소득이 주요한 어젠다로 다시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또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나라는 정당이 거의 고착화 됐는데 바꿀 수 있을까요?

"고착화된 정치가 보여줄 수 있는 나쁜 모습들을 지금 대한민국 정치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착화된 정치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도 지금은 새로운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그저 지켜보고 계시지만, 새로운 정치의 출현을 바라는 국민들이 그만큼 있을 거로 생각하고요. 그 국민들께 기본소득당을 얼마나 알려내고 또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4년 총선에서 목표가 궁금합니다. 

"총선에서의 목표는 당연히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드는 거겠죠. 그리고 정당에 유의미한 결과라고 한다면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것일 거고요. 기본소득당이 22대 국회에서도 민생정당, 개혁정당, 대안 정당으로서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내후년 총선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 21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이 선거연합 비례정당에 참여했는데 다음 총선에도 연합정당이 생긴다면 참여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본소득당은 선거뿐만 아니라 모든 의제와 사안들에서 연대-연합을 열어두고 있는 정당입니다. 당시 기본소득당이 선거연합 정당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은 기본소득이라는 이슈를 분명히 말할 수 있고, 기본소득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년 뒤 총선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금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본소득당이 2년 뒤 선거연대를 하겠다 혹은 안 하겠다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다만 기본소득이라는 이슈를 가지고 연대-연합을 통해 다음 총선에서 기본소득 세력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신임 대표
ⓒ 기본소득당 제공
 
- 1일 1차 상무위원회에서 "민생정당인 기본소득당이 횡재세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하셨던데 횡재세가 뭔가요?

"횡재세에서의 횡재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 횡재가 맞습니다. 기업이 자신들의 정당한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아니라,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같은 외부적 사건들로 인해서 초과 이익 벌어들였을 때, 횡재세를 통해 세금 걷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부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미 영국이나 스페인 같은 나라들에서는 시행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횡재세에 대한 도입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에 제가 처음으로 횡재세 도입을 주장했고, 그 이후 고유가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서 9월 1일 정기국회를 시작과 함께 횡재세 법안을 발의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횡재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정기국회 내에 이 횡재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꼭 이루어져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횡재세와 의원님이 발의한 횡재세의 차이는 뭔가요?

"구체적인 과세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외부적 효과로 인해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기업들의 초과 이익을 일정 부분 횡재세로 거두어서, 꼭 필요한 부분에 쓰겠다는 기본 틀은 동일합니다."

- 왜 횡재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고유가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내는데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죠. 사실 작년 11월부터 정부가 유류세를 계속해서 깎아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하의 취지는 유류세를 깎아준 만큼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이 돼서 소비자들이 혜택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에요.

그런데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류세를 깎아준 100%가 다 반영되지 않고 한 68% 정도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부분의 몫을 정유사가 가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세수를 포기해가며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유류세 인하 같은 방식보다, 횡재세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납품단가 연동제와 안전 운임제의 안착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20일 동안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게 없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는 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김건희씨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죠. 논문표절부터 시작해서 대통령실 관저 건설 관련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까지. 대통령의 부인에게 심각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과연 이 의혹들을 정쟁이라고만 넘어가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정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에게 성실하게 설명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 민주당이 김건희 전 대표에 대한 특검 발의했는데 특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들을 해소하는 여러 방법 중에 '특검'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특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면 검토해서 입장을 낼 예정이고요. 특검안 발의 이전에,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안이 발의되었는데요. 국정조사 안은 기본소득당도 함께 발의한 바 있습니다."

-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비리를 덮기 위한 물타기'란 주장을 하는데.

"그것이야말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물타기죠. 이재명 대표가 받는 수사와는 별개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들 역시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 김건희 전 대표 의혹 중 가장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어서 특정한 사안 하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계속 제기되어 왔던 문제들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해서 이 모든 문제를 덮어도 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임기를 막 시작한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통해서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께 제대로 해명할 건 해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20일 되어 가는데 어떻게 해 보세요?

"120일이면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120일 동안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게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도대체 뭘 하려는 정부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국민들이 빠르게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 후반~30% 초반 나오는 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보여준 것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보여준 것은 오로지 대통령이 직접 여당 내부의 권력 투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정책적인 이슈는 아무것도 논의되고 않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당연한 결과입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여당에 윤심이 통하는 새로운 지도부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이 뭔지를 고민하고,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검사로만 너무 오랜 시간 일을 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민생 문제보다는 사법적인 문제들 혹은 당 내부의 권력 투쟁에만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아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 가장 문제가 인사잖아요. 인사는 어떻게 보세요?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새롭게 지명을 하셨죠. 결국에는 외부 전문가 혹은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을 픽하셨습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만큼 문제가 없는 깨끗한 인사가 윤석열 정부 주변에 없어서 관료 출신을 택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또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당선 이후에도 대대적 감축을 하겠다고 허세를 부렸지만, 본예산 기준으로 오히려 예산이 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보다 기재부 관료들에 입김이 더 센 것이죠. 검찰 출신 혹은 기재부 출신들이 정부 부처를 장악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 국감을 앞두고 있잖아요?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제가 현재 행정안전위원회와 여가위 소속입니다. 국민의 안전, 지역 경제, 그리고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안심 소득 실험에 대한 것들도 자세하게 살펴볼 생각이고요. 디지털 성폭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국회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뿌리 뽑히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대안들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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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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