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스스로 민감해진 울산, 다시 엄습하는 '가을 트라우마' 불안감

김영서 2022. 9. 1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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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에 턱밑 추격 허용
17년 만 리그 우승 도전 험난
홍명보 감독 "압박 넘어서고
자신 있는 용기를 가져야"
17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가 인천 유나이티드에 발목을 잡혔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주도했던 2022시즌 K리그1(1부) 선두 경쟁이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 9월 이전까지 정규리그에서 3패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울산이 이달 두 차례나 패했다. 16일 현재 승점 63(18승 9무 5패)을 획득한 울산과 리그 2위 전북 현대(승점 58·16승 10무 6패)의 승점 차가 5로 좁혀졌다.

전북은 막판 대역전으로 초유의 리그 6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이 5시즌 연속으로 우승하는 데 울산은 최근 3시즌 동안 희생양이 됐다. 이 탓에 울산은 ‘준산(준우승+울산)’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2005년 이후 17년 만의 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은 우승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우리는 올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42.195㎞ 마라톤과 비교하면 38㎞를 1위를 달리면서 선수들이 굉장한 압박감이 있다. 압박도 넘어서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다. 선수들한테 편하게 하자고 주문했다”고 털어놓았다.

울산은 9월에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성남FC와 29라운드 원정 경기(0-2 패)와 포항 스틸러스와 31라운드 홈 경기(1-2 패)에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울산 특유의 후방 빌드업 축구로 공 점유율 높였으나 ‘한 방’이 부족했다.

시즌 중반까지 울산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 라인을 촘촘히 세우는 ‘두 줄 수비’로 울산의 공격을 틀어막으려 했다. 발재간이 좋은 울산 필드 플레이어를 겨냥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수비 라인까지 끌어올려 울산을 전방에서 압박한다. 빌드업을 방해해 공격 기회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전술이다.

상대의 달라진 경기 접근 방식에 공격 부문 상위권(2위·44골)인 울산의 득점이 잠잠하다. 9월 4경기에서 2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라인을 내려 실점하지 않는 축구에 집중한 영향이 컸다. 홍명보 감독은 “다른 원인을 다 제쳐주고 득점이 나오지 않는 건 내 책임이다. (시즌 종료까지) 노력을 더 해야겠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32라운드 원정 경기(0-0 무)에서도 답답한 공격이 지속했다. 외국인 공격수인 레오나르도(브라질)와 바코(조지아)를 투입하면서 후반에 공격이 원활해졌으나, 결정력 부족으로 끝내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빠른 템포의 공격과 하프 스페이스 공략을 주문했다. 후반에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렸다면 다른 양상의 경기가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왼팔 부상을 당해 결장 중인 측면 공격수 엄원상의 공백이 컸다. 울산은 공간 침투 플레이가 아닌 선 굵은 축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황재환, 김태환 등이 엄원상의 역할까지 소화했지만, 부담만 증가했다. 인천은 중앙 공격수 마틴 아담(헝가리)이 공을 확보하지 않도록 문전으로 건너오는 패스를 일찍 차단하면 됐다. 조성환 인천 감독도 “아담까지 공격이 이어지는 걸 막은 영향이 컸다”고 짚었다.

최근 울산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다 종료를 앞두고 조급해지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승점을 확보하지 못해 ‘가을 트라우마’가 재발할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도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나도 솔직히 (그 트라우마를) 이겨낸 경험이 없다. 우리가 용기를 가지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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