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 "동양에서 이런 얘기를 다룬 게 차별점"

최예슬 2022. 9. 16.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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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배우 하정우가 진심 어린 사과로 먼저 말문을 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출연한 그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하정우는 '수리남'에 대해 "동양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수리남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게 차별점"이라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시리즈물을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의 밀도와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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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깨고 돌아온 하정우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
윤 감독 "실화가 더 영화 같았다"
‘수리남’으로 2년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하정우는 연기하면서 개연성을 가장 신경썼다고 밝혔다(왼쪽). 윤종빈 감독은 처음엔 이 이야기를 영화화 하는 것을 고사했다고 털어놨다(오른쪽). 넷플릭스 제공


2년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배우 하정우가 진심 어린 사과로 먼저 말문을 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출연한 그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작품 얘기에 앞서 하정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논란에 대해 “많은 분에게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다시 대중 앞에 서면서 자신의 잘못을 먼저 꺼내 짚고 넘어가는 모습이 그 다웠다.

‘수리남’에서 하정우는 마약밀매업자 검거를 위한 언더커버 작전에 뛰어든 평범한 중년 남성 강인구를 연기했다. 악을 처단하겠다는 거창한 신념은 없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선 어떻게든 작전을 해내야 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거나 특출한 능력은 없으나 인구는 임기응변과 능글맞음으로 위기에서도 살아남는다. ‘수리남’은 지난 14일 기준 넷플릭스 TV부문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하정우는 ‘수리남’에 대해 “동양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수리남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게 차별점”이라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시리즈물을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의 밀도와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인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하정우가 가장 신경 쓴 건 개연성이었다. 그는 “일반 수산업자가 언더커버 작전을 하면서 생존해낼 수 있을까 하는 지점이 (표현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렇다 할 능력도 없는 일반인의 언더커버 작전이었기에 심각한 분위기의 범죄물처럼 이끌어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극 초반 인구의 내레이션은 덤덤하게 시작한다. 하정우는 “큰 사건을 겪은 인물이 시간이 지나서 가볍게 남 얘기하듯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주연배우로서 고민도 깊었다. 그는 “흥미로운 소재와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부딪혀서 시너지를 내야 했다”며 “‘1번’ 주연배우로서 나만 튈 수도 없고, 극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새롭고 극적인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수리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하정우는 7년 전 우연히 학교 선배에게서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맨 처음 윤종빈 감독을 찾았다. ‘범죄와의 전쟁’, ‘공작’을 연출한 윤 감독이 적임자라 생각했다. 윤 감독은 처음에 고사했다. 몇 년이 지나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만들기로 하면서 ‘수리남’의 제작이 시작됐다.

실제 이야기를 좀 더 극적으로 재구성하는 건 윤 감독의 몫이었다. 윤 감독은 ‘수리남’ 공개 일주일째인 15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인구의 전사 중 80~90%는 실제 인물 K씨의 이야기”라며 “실화가 오히려 더 영화 같았다. 기존의 영화들과 비슷해 보일까봐 덜어낼 정도였다”고 전했다.

대립 관계지만 전요환과 강인구는 서로 닮았다. 둘 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전요환은 자신과 닮은 인구에게 마약 사업을 함께 하자고 은근히 제안한다. 하지만 인구는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 윤 감독은 “전작인 ‘범죄와의 전쟁’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하는 가장의 이야기라면 ‘수리남’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선을 넘지 않는 이야기”라고 요약했다.

하정우는 2020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기소된 이후 2년간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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