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만 생각하니.. 성전 봉헌도, 전도도 막힘이 없었어요
평택제일감리교회(주청환 목사·아래 사진)가 오는 18일 1만명 규모의 새 성전 봉헌예배를 드린다. 봉헌은 온전히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로 과도한 대출 등을 해결, 교회 재정이 안정될 때 드린다. 교회는 2019년 6월 완공, 7월 입당했다. 입당한 지 3년여만에 봉헌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 시기는 코로나 때로 한국교회가 모두 여러 면에서 힘들어할 때다. 지난 4일 교회에서 만난 주청환(66) 목사는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며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했다.
주 목사는 제9대 담임목사다. 교회는 1951년 11월 평택읍 산지촌의 한 가정에서 12명으로 시작했다. 부흥은 계속됐고 2005년 4월 부임한 주 목사는 ‘제2의 교회 부흥, 1만명 성도’를 목표로 새 예배당 부지를 마련했다. 이어 1만2512㎡(3785평)의 현 대지에 연건평 125만5600㎡(37만9819평) 2100석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2017년 4월 착공했다. 규빗건축사사무소(대표 윤승지)가 설계하고 지우종합건설(대표 한상업)이 시공했다.
새 성전 건축은 주 목사 생각이 아니었다. 주 목사는 안산 부암감리교회에서 22년간 시무하며 세 번이나 건축했기 때문에 건축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하나님 생각은 달랐다. 그가 기도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구 성전이 36년이나 됐는데 다시 지어야 하지 않니?’ ‘1만명 교회는 돼야 하지 않니.’
주 목사는 순종했다. 하지만 입당한 그해 말 중국발 코로나가 시작됐다. 입당과 동시에 새 신자들이 넘쳐나도 부족할 판에 기존 성도들조차 교회에 오는 게 쉽지 않았다. 재정적으로 힘들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오히려 득이 됐다. 이사 등으로 교회를 찾던 이들이 유튜브에서 주 목사의 설교를 듣고 은혜받아 새 신자로 등록했다. 이렇게 등록한 성도가 518명이나 됐다.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전도 한번 하지 못했어요. 이제야 전도발대식을 하려던 참인데 성도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거예요. 저도 놀랐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 주 목사의 표현을 빌자면, 주 목사 설교는 재미가 없다. 내용이 예수뿐이고 맨날 같은 이야기만 하니까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은혜를 받았고 교회에 등록까지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예수구나”였다. 그는 ‘설교가 예수여야 한다. 목회도 예수여야 한다’를 평생 목회 철학으로 여기고 있다.
새 신자로 등록하면 주 목사는 물었다. “어떻게 알고 우리 교회에 오셨어요?” 그러면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지역 교회를 검색해 알았다고 했고 설교를 들어보니 좋았고 계속 듣고 싶어 왔다고 했다. 그래서 확신했다. “다들 예수를 찾고 있었구나!” 현재 교회 재적은 2500명을 넘었다.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새 신자가 느니까 기존 성도들은 신이 났다. 너도나도 친구, 이웃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그게 이상해요. 이전에 ‘한 사람만 데려오자’고 그렇게 외쳤을 땐 반응이 없더니 요즘은 ‘너도 예수 믿을 때가 됐어’라면서 친구, 이웃을 데려와요.”
성전 1층에는 아이들 놀이터 ‘키즈랜드’가 있다. 무료로 운영된다. 코로나 때문에 소수 인원만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어린 자녀를 둔 이들에게 인기다. 그 옆에 있는 카페 ‘쉴만한 물가’에선 좋은 원두로 내린 커피가 무료다. 커피 맛을 모르는 주 목사가 “잘 모르니까 비싼 거로 하자”며 국내 최고가의 원두를 사용한다.
주 목사도 그렇지만 성도들도 이런 것에 별 관심이 없단다. 그들의 관심사항은 늘 예수라고 했다. 새 성전은 이들이 늘 예수만 생각하도록 하고 있었다. 성전 곳곳에 히브리서 3장 1절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말씀이 붙어있었다.
평택=글·드론 촬영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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