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 바다의 여유, MZ세대 유혹하는 괌
누군가는 뻔하다고 하지만, 괌은 매력이 분명한 여행지다. 쪽빛 바다, 사계절 해수욕이 가능한 온화한 기후, 짧은 비행시간(4~5시간) 등… 우리가 ‘휴양지’ 하면 으레 떠올리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코로나 확산 전까지 괌은 이른바 ‘물 반 한국인 반’이었다. 2019년 괌을 방문한 외국인 150만 명 중 75만 명이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팬데믹 이후 안전 여행과 자연 친화 등이 여행의 주요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괌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장거리 여행은 그림의 떡이고, 중국·일본으로의 개별 자유 여행까지 사실상 막힌 지금 괌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괌에 부는 럭셔리 바람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한국인의 괌 사랑은 여전하다. 지난 7월 괌 입국자 4만1000여 명 가운데 대략 2만8000명(약 68%)이 한국인이었다.
대신 여행 방법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중저가 리조트보다 럭셔리 호텔의 회복세가 빠르다. 이를테면 괌 제1의 번화가로 통하는 투몬 거리보다 6성급 호텔 ‘더 츠바키 타워’가 더 인파로 붐볐다. 최근 3개월 객실 가동률이 평균 70%까지 치솟았단다. 이 중에서 한국인 투숙객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상위 등급(1박 70만원 이상)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26층 클럽 라운지에서는 한국말밖에 들리지 않았다.
호텔의 켄 야나기사와 총지배인은 “가족 중심 기존 리조트와 달리 우리 호텔은 커플이 주요 고객층”이라며 “차별화한 휴양을 추구하는 한국의 젊은 고객과 허니문 고객에게 전략이 통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더 츠바키 타워는 괌을 대표하는 투몬 비치와 건 비치 사이 언덕에 자리한다. 340개 객실 전체가 오션 뷰고, 이웃한 닛코 리조트의 야외 풀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적이 사라진 두 유명 해변과 달리 호텔의 인피니티풀과 레스토랑은 늦은 밤까지 분주하고 시끌벅적했다.
여유 있게 남부 투어 돌아볼까
한국인 여행자 대부분은 섬 허리쯤에 해당하는 투몬과 타무닝 그리고 아가냐 지역에 머무르다 떠난다. 걸출한 해변과 숙소, 쇼핑 센터가 밀집해 있어서다. 요즘은 달러 환율이 치솟아 쇼핑센터에서 재미를 보는 게 어려워졌다. 대신 하루쯤 여행 동선을 외곽으로 넓히는 여행자가 많아졌다. 개별 자유여행은 코로나 사태 이후 나타난 괌 여행의 최신 트렌드다. 13년 경력의 이근희 가이드는 “한국인은 늘고 있는데 단체 관광은 거의 받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각자 쪼개져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괌 드라이브는 투몬이나 아가냐에서 출발해 섬을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남부 투어가 기본이다. 남부 해안 절경을 담을 수 있는 ‘세티 베이 전망대’, 스페인 점령 시절의 흔적이 서린 ‘솔레다드 요새’, 괌 최남단 ‘메리조 마을’ 등을 거친다.
괌 서쪽 끄트머리의 ‘에메랄드 밸리’는 인생 사진을 수십장 찍고 나올 수 있는 장소다. 물이 맑아 스노클링 장비 없이도 물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에도 입소문이 났는지 곳곳에 낯익은 형태의 돌탑이 쌓여 있었다. 마지막 목적지는 괌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 ‘사랑의 절벽’. 믿거나 말거나 한 전설보다는 하트 모양 자물쇠가 촘촘히 매달린 난간이 더 눈에 들어왔다. 한글로 적은 사랑의 메시지가 곳곳에 있었다.
여행정보=괌은 지난해 7월 성인의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코로나 관련 검역 절차도 대부분 폐지했다. 영문 백신접종증명서만 있으면 괌에 입국할 수 있다. 현지에선 더 자유롭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인천과 부산에서 괌을 향하는 직항편이 하루 많게는 5회까지 뜬다.
괌=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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