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기부한 파타고니아 창업주 "마음 편하다"
세계적 아웃도어용품 기업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83·사진)는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과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한 지분 100%를 통째로 넘겼다고 밝혔다. 쉬나드 일가가 넘긴 지분의 가치는 약 30억 달러(약 4조 1800억원)에 달한다. 98%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세운 비영리재단에, 2%는 신탁사에 넘겼다.
쉬나드는 NYT에 “지금의 자본주의는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자로 이뤄져 있지 않나”라며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내 회사가 내가 없어도 옳은 가치를 위해 계속 굴러갈 수 있게 됐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파타고니아는 ‘착한 기업’의 대표 주자다. 기업 목표로 “(지구에)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내세운다. 쉬나드 본인도 소박한 셔츠를 계속 입고, 손때 묻은 자가용을 몰고 등산을 즐기며 여생을 보낼 작정이라고 한다. 컴퓨터도, 핸드폰도 갖고 있지 않다.
쉬나드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서울 북한산 인수봉에 있는 ‘취나드 A·B’ 길은 그의 이름(Chouinard)의 오기다. 그는 1963년부터 약 2년간 주한미군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좋아했던 루트가 ‘취나드 길’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등산객들이 사랑하는 코스로 남은 것이다.
쉬나드는 이날 청바지와 여러 번 빨아 색이 바랜 붉은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NYT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서야 내 인생을 잘 정리한 것 같아 굉장히 마음이 놓이네. 우리에겐 이게 이상적인 해결책인 거야.”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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