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사업성 없다"더니..1년 만에 "경제성 있다" 번복 왜

김다영 2022. 9. 1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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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6월 16일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스1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가 지난 2014년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에 대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제성이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동안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모씨가 개발 시행사에 영입된 것으로 확인, 김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성남도개공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개공은 지난 2014년 4월 성남시에 백현동 부지 개발에 대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내용의 조사용역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초 제안됐던 첨단산업 융복합단지나 공동주택단지로의 개발에 대한 수익성지수(PI)가 각각 0.51과 0.88로 모두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낸 것이다.

그러나 11개월 뒤인 2015년 3월 성남도개공은 같은 부지에 대한 활용계획 검토 결과를 성남시에 보고하며 공동주택 건축사업 추진 시 "현재의 주택시장 및 경제여건으로 볼 때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평가했다. 같은 부지에 공동주택을 지었을 때에 대한 사업성 평가가 1년이 채 안 돼 180도 달라진 것.

특히 2015년 1월은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씨가 백현동 땅을 산 A시행사에 영입된 시기다. 결국 김씨 영입 두 달 뒤 성남도개공이 해당 부지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뒤집었다. 성남시는 이와 함께 해당 부지의 땅 용도를 당초 신청했던 2종 주거지역보다 용적률이 두 배 높은 준주거지역으로 승인하기도 했다.

박수영 의원은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4단계 종상향으로 막대한 초과이익이 날 것이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사에 몰아주는 바람에 사업자는 3000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독차지했다"며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라는 번거로운 절차 자체를 애초에 회피해 버린 것인데, 이재명 선대본부장이었던 김씨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시행사로부터 60억원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백현동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도 이 과정에 이 대표의 측근인 김씨의 역할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김 씨를 소환 조사한 경찰은 경제성 평가가 번복된 이유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사업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있던 자리에 1000여세대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한국식품연구원이 2014년 이 땅을 팔기 위해 자연녹지였던 부지의 용도 변경을 신청했지만 성남시에서 공공성 미흡 등을 이유로 2차례 반려했다. 이후 백현동 개발에 참여한 부동산 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가 2015년 김씨를 영입한 뒤 사업이 진행되면서 김씨의 입김으로 성남시청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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