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문 닫고 박스오피스 1위도 손익 간당간당..영화관 부활 언제쯤?

윤은별 2022. 9. 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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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 포스터 (쇼박스 제공)
영화 '외계+인 1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부활을 꿈꿨던 극장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극장가 대목인 여름에도 대작조차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거나 간신히 넘겼는가 하면, 오랜 기간 운영해온 극장들도 일부 문을 닫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헌트’ ‘비상선언’ ‘외계+인’ 등 작품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에 개봉일을 확정하면서 올 여름 한국 영화 ‘빅4’로 불렸다. 박해일(한산), 이정재·정우성(헌트), 임시완(비상선언), 류준열(외계+인) 등 유명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며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 못하다. 빅4 중 최대 인기작이었던 ‘한산’과 ‘헌트’만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다. ‘한산’은 개봉 초기 호평이 이어지며 화제가 됐지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월 13일까지 누적 관객 수 724만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인 600만명을 넘겼지만 전작인 ‘명량’이 1761만명 관객을 모으며 역대 한국 영화 최대 흥행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배우 이정재가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끌었던 ‘헌트’는 약 429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인 420만명을 약간 넘겼다.

나머지 두 영화의 성적은 참담하다. ‘비상선언’은 약 205만명의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인 520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계+인(1부)’ 성적은 참패 수준이다. 153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면서, 손익분기점인 730만명의 5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대부분 영화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오랜 기간 개봉 시기를 조율하다 야심차게 선보였음에도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극장 폐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CGV 목동점은 9월 12일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2002년 8월 문을 연 이곳은 정확히 20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CJ CGV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려는 취지는 아니다. 건물주와 재계약 협의를 하지 못해 영업을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지역 최대 규모 영화관이었던 메가박스 대구점은 지난 4월 20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해 9월에는 인근의 CGV 대구점도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을 맞은 극장가가 부진을 이어가면서,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산’ ‘비상선언’ 등이 극장 개봉 한 달여 만에 쿠팡플레이 등 OTT로 직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등으로 극장을 향하는 소비자는 줄고 OTT 기업은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면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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