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상품' 의혹도 받았지만..가성비 치킨에 담긴 메시지

2022. 9.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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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폭등하는 물가..판매 관리비 절감은 필수
상품·서비스 질 유지하되 비용 재검토해야

최근 대형마트 3사에서 ‘가성비 치킨’ 제품을 출시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부재료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치킨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라 ‘가성비 치킨’은 줄을 서도 사지 못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필자는 이런 마케팅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대형마트 위기를 타개하려는 미끼 상품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지만, 판매 관리비의 획기적 절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생닭을 납품받아 매장에서 조리해 가맹점으로 재분배하기 때문에 유통비가 없다. 기존 매장에 이미 조리식품 코너가 있어 설비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지도 않다. 매장에서 판매하니 배달비가 없다. 박리다매로 줄을 서도 사지 못하니 폐기되는 상품이 없다. 유통을 단순화하고 판매 관리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의 반값도 안 되는 ‘가성비 치킨’이 가능했던 것이다.

판매 관리비는 상품 제조에 투입되는 제조비용과 달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다. 기업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가 절감에 팔을 걷어붙인 기업은 ‘성역 없이 전 영역을 대상’으로 절감에 나선다고 선언하지만, 막상 판매 관리비 절감은 어렵다. 영업 활동과 직결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최종 단계에서 집행되는 비용인 만큼 무리한 비용 절감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서다.

영업 활동 성패를 결정하는 최종 단계의 비용이며, 자칫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게도 판매 관리비 절감의 중요성을 강변해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판매 관리비 집행은 분명 매출에 기여하지만, 절감 또한 확실하게 수익에 직결된다. 투입된 비용의 효과성과 효용성 검증이 더욱 철저해야 하는 이유다.

판매 관리비 절감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는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실재하는 위험이다. 강압적이고 무리한 비용 절감은 당장 드러나지 않지만 신규 매출 기회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고 판매 관리비 절감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조 원가 절감과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첫째, 무조건 삭감이 아니라 비용을 재검토하고 수정한다는 관점을 유지하라.

단순한 절감이 아니라 새로운 추가적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비용을 재배치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낭비를 시정하고 집행되는 비용 효과를 높이는 과정이어야 한다.

둘째, 판매 관리비 절감 금액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판매 관리비에는 획일적으로 표준화될 수 없는 항목도 많다. 일회적·단기적 목표 달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비용 절감 과정이 진정한 성과다.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판관비 절감의 성과는 비용 집행의 최일선에 있는 구성원이 원가 절감 책임자가 아닌 원가 관리 주체가 될 때 가능하다.

셋째, 상품과 서비스의 질은 절감 영역이 아니다. 고객의 이해와 양보를 요구하는 판관비 절감은 반드시 외면당한다. ‘가성비 치킨’의 인기몰이는 절감된 판관비를 고객과 공유하는 모델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5호·추석합본호 (2022.09.07~2022.09.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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