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분사 1호는 '아이들나라'..구체적 계획은 미정"

오수연 2022. 9. 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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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상엽 CTO, 정수헌 컨슈머부문장, 황현식 CEO, 최택진 기업부문장 , 권용현 CSO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LG유플러스가 4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플러스 3.0' 시대를 연다. 오는 2027년까지 기업 가치 12조원, 비통신 사업 비중 4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전반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개했다.

황현식 사장은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 3.0으로 대표되는 미래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고객 경험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라이프스타일에서는 고객 데이터를 면밀히 파악해 2027년까지 700만 사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놀이 플랫폼에서는 인터넷TV(IPTV)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에 최적화한 'OTT TV'로 진화하게 한다. 성장케어에서는 아이들나라를 '키즈판 넷플릭스' OTT로 거듭나게 한다. 또한 웹 3.0 방식의 보상 체계를 마련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한다.

황 사장은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서는 고객이 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 유플러스의 플랫폼에서 고객의 모든 시간이 소비되도록 4대 플랫폼 사업을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신사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신사업은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과 솔루션이 있다. 이번에 발표한 성장 전략은 기업·소비자 거래(B2C) 사업 위주인 것 같은데 어떤 판단에서 나온 것인가?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오늘 말씀드린 신사업은 B2C 중심이다. B2B 신성장 사업을 위해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데, 솔루션이나 플랫폼을 재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한다.

-SK텔레콤, KT 등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LG유플러스는 어떤 경쟁력을 가지나?

▲황현식 사장=(통신 3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본원적으로 같아서 방향성에 있어서 차별성을 갖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유독 서비스를 출시하고 제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해지를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했냐는 것이다. 사업적 목적보다는 고객의 편의성, 고객 경험 혁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디자인해 수익, 목표보다는 더 고객 중심적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번째로 LG유플러스는 지속적으로 개방성을 추구한다. 유독 같은 경우 놀이 플랫폼에서도 주변에 있는 여러 서비스 회사들과 공존하면서 함께 시너지를 내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한다. 이런 것들은 저희가 좀 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경쟁사의 경우 콘텐츠 중심 비통신 서비스에 집중해 성공을 거뒀으나, 비통신을 강화하다 보니 통신을 잘 챙기지 못했다고 비판을 받았다. 오해라고 생각하지만, LG유플러스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고 하니 오해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권용현 LG유플러스 CSO=새로운 신사업을 챙기느라 5G를 포함한 기본적 통신 서비스 품질 관리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난해 유튜버 한 분이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LG유플러스 자체는 기본적으로 통신 회사고, 내부 조직 구조에서 네트워크, CTO 부문을 보면 기본적으로 상품을 만들고 제공하는데 있어서 다른 통신사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LG유플러스가 하는 신사업 자체가 상품 마진 사업이라기보단 기본적으로 통신 네트워크가 잘 굴러간다는 전제하에 데이터가 다른 서비스에 더해져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가 안 되는 경우 앞으로의 성장이 우려된다. (통신 품질에) 계속 신경 쓸 것이다.

-플랫폼 기업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통신사는 서비스를 다양하게 만들고, 고객이 다양하게 즐기는 것을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구글이나 메타같이 수요 공급이 만나는 일반적인 플랫폼 장터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황현식 사장=플랫폼의 정의는 여러 가지다. 저희가 생각하는 플랫폼은 결국 LG유플러스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그 경험을 새로운 가치로 인정하는 고객이 모여서 그 고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시간을 보낸 결과로 데이터라는 흔적이 남고, 그 데이터가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드는 원천이 되는 구조다.

-LG유플러스의 플랫폼 전략에서 비통신 매출을 끌어올리는 게 먼저인지, 고객 전략을 세우는 것이 먼저인지 우선순위가 궁금하다.

▲황현식 사장=LG유플러스의 지향점이 회사 매출이나 순익구조를 바꾸는 일이 우선인가,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우선인가 하면 너무나 명확하다. 실적이나 경영 수치에 관한 변화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이것이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과가 따라가는 거라서 (매출 등을) 지양하는 것을 처음부터 목표로 세우지는 않는다. 어떤 수익원을 만드는 것이냐, 어떻게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저희 단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5G로 전환하는 시기에 LTE 점유율 순위가 굳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플랫폼 역시 5G 전환 시기에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유독은 선택폭이 큰 것은 좋지만 할인 폭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나.

▲정수헌 부문장=할인율이 낮은 것은 LG유플러스가 구독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총비용으로 보면 훨씬 저렴하다. 제휴사와 협업해서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기자간담회 때 조직 개편 계획을 공개하고, 실제로 개편했는데 운영해보니 효율성이 어떤가?

▲황현식 사장=조직개편을 하면서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도 만들고, 신사업 조직을 선정했다.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다.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사업 조직을 더 강화해야겠다는 것이다. 독자적으로 신사업 조직을 내부에서 인큐베이팅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사내독립기업(CIC)같이 독립적 사업을 할 수 있는 체계가 강화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저희가 조직을 운영하면서 제일 크게 얻은 교훈이다.

CIC 체계를 강화하면서 '인피니스타' 조직을 내부에 만들었다. 저희 내부에서 생긴 아이디어가 상품 및 서비스가 되고, 이것이 사업화되기 까지 과정을 엑셀러레이션 시키고 인큐베이팅한다. 독립적으로 신사업을 사업화하도록 도와주는 별도 조직이다. 내부적으로는 초기에 상당히 좋은 시너지를 주고 있다.

-최근 20㎒ 폭 주파수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 속도 차이를 좁힐 기회를 마련했는가? 경쟁사 속도를 따라잡거나, 제칠 자신이 있는가?

▲황현식 사장=20㎒ 부분은 속도 같은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크게 개선이 될 부분은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지역에서 효과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을 때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문제가 해소되면서 고객이 이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추세를 보면 3.4㎓ 이하 대역을 5G 주파수로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이 경매에 나올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하는가?

▲권용현 CSO=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6G를 포함해 주파수 전체 대역 할당·활용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될지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

-'아이들나라' 분사설이 나왔는데, 명확하게 답해달라. 4대 플랫폼을 하다 잘되면 독립시켜서 내보내겠다는 계획이 있으신가?

▲황현식 사장=스핀오프 방식이 상당히 유효한 경우가 많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이나 사업 진척 상황에 따라서 분사하는 경우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도를 한다면 첫 주자는 현재 진척 상황을 봤을 때 아이들나라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데 분사라는 것이 타사에서 분사하는 사례를 봤으면 알겠지만 내·외부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아직 명확하게 언제쯤 어떤 사업을 분사한다는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다. 지금 상황에서 한다면 첫 주자는 아이들나라다. (키즈 OTT를)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가장 먼저 분사할 케이스가 되지 않겠나.

-통신사는 망 투자를 계속해야 하고, 참여 구성원들은 공정하게 투자에 대한 비용을 전달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구글, 넷플릭스가 비용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꾸리는 데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래서 통신사가 신사업을 계속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황현식 사장=망 투자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 굉장히 고민되는 상황이다. 특히 6G 시대를 앞두고 더 고민되는 상황이다.

망 이용대가에 대한 것을 분담해야 하는 여러 사업자가 있는데, 이들 업체도 분담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저희도 원칙적인 부분에서는 그런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쪽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대해 공감한다.

-지난 1일부터 e심을 도입하면서 e심 서비스를 출시했다. 듀얼심 서비스와 미래 성장전략을 연계하실 생각인가?

▲황현식 사장=현재로서는 e심 단말기도 제한적이어서 본격적으로 e심을 활용해 변화를 도모하기는 (어렵다.) e심을 고객이 어떤 식으로 사용하고,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확인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한다.

단말기 범위가 넓어지면 분명히 고객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동통신(MNO)뿐 아니라 알뜰폰(MVNO), 채널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고객에게 합리적일지 계속 연구하고 지켜보겠다.

-OTT와의 공존을 생각한다고 했는데, 타사와 비교해 LG유플러스의 OTT 관련 활동은 적극적이거나 활발해 보이지 않는다. 언제 적극적 행보를 보일 계획인가?

▲황현식 사장= OTT를 직접 하지 않고, OTT를 보기에 제일 적절한 IPTV를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이에 넷플릭스, 디즈니+ 등을 가장 먼저 독점 제공했다. 이런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 앞으로 빠른 시간 내 지금보다 더 OTT와 실시간 서비스를 편하게 볼 수 있는 TV, 'OTT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OTT로 인해 잠식되는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 하기보다는 OTT를 원하는 고객이 점차 늘어나니 OTT를 더 편하게, OTT를 넘나들면서 콘텐츠 소비를 자유롭게 하는 것을 지향하는 새로운 개념의 TV 플랫폼을 출시하려고 한다.

-오늘 LG유플러스가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기업 '오비고'에 72억3210만원 규모 지분투자를 했다고 공시가 나왔다. 어떤 의미인가?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최근 오비고와 전략적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그게 오늘 발표됐다. B2B에서 여러 가지 성장 사업을 진행하는데 그중 큰 축 하나가 스마트 모빌리티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은 아직 크지 않지만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 쌍용, 최근에는 도요타가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했는데,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 시 가장 중요한 것이 차내 플랫폼이다. 그 플랫폼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커진다. 국내에서 보기에 그런 플랫폼을 제일 잘하는 회사가 오비고다.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성장을 위해 오비고가 좋은 파트너라고 의사 결정해서 지분 투자했다.

-비통신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7년 이후에는 비통신 사업 비중이 통신 사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LG유플러스는 통신기업인가, 아니면 플랫폼 기업을 꿈꾸는 것인가.

▲황현식 사장=통신회사의 여러 가지 재무제표나 경영 상황은 상당히 양호함에도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결국은 많은 사람이 불확실하다고 보는 통신 분야보다 새로운 분야에서 매출 비중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오는 2027년 비통신 비중이 40%를 넘어서서 그 이후에 통신과 비통신이 거의 구분 없는 회사로 가게 하겠다. 굳이 통신회사냐, 플랫폼회사냐 고민하지 않아도 일반 고객의 인식이라는 것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꼭 그렇게 만들겠다.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DIY 요금제를 사례로 들었다. 통신사 앱을 통해 요금제를 쉽게 변경할 수 있고, 이미 LTE 시절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황현식 사장=요금제뿐 아니라 통신 자체가 다른 산업에 비해 디지털화가 잘 안 돼 있는 영역이다. 고객 편의성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정수헌 부문장=DIY 요금제에서 생각하는 것은 고객이 디자인할 수 있는 요금제다. 요금제에 대한 자유도가 높아지고, 그다음에는 루틴 플랫폼과 연계해 사용자가 실제로 루틴까지 포함한 요금제를 만들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다른 고객이 그 요금제를 선택하면 만든 고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구상 중이다. 이렇게 되면 요금제를 만든 고객도, 루틴을 따라 할 고객도 좋은 고객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 경험 혁신, 고객 경험 초격차 차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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