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잡쉈고?".. '수리남' 유행어 남긴 하정우 "감독과 실제 주고받는 말" [일문일답①]

박로사 2022. 9.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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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네가 협상의 법칙을 모르는구나. 될 때까지 하는 게 협상이야.”

홍어 잡으러 갔다 범죄자를 잡은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말로만 듣던 협상의 달인을 만난 기분이랄까. 특유의 털털한 분위기로 인터뷰에 임한 하정우는 중간중간 농을 던지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왕으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하정우는 ‘수리남’에서 홍어 사업의 꿈을 안고 이역만리 수리남으로 떠난 강인구를 연기했다.

극 중 강인구는 ‘운이 없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수리남에 도착하자마자 정부에 ‘삥’을 뜯기고, 주님 만나러 가라는 아내의 말에 찾은 교회가 하필이면 마약왕 한요환(황정민 분)의 소굴이었으니. 하정우는 황정민과 서로 속고 속이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박해수와는 황정민을 속이기 위한 국정원 언더커버로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특히 코너에 몰릴수록 점점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연기 내공이 여실히 드러났다. ‘수리남’ 빌런은 사실 추자현이라 말한 하정우는 “교회만 안 갔어도 조용히 홍어 사업이나 하면서 살 수 있었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영어 대사가 힘들지 않았나. “윤종빈 감독이 발음 신경 쓰지 말고 콩글리시로 의사만 전하면 된다고 해서 준비하기 수월했다. 교육기관에서 배운 게 아니라 미군 부대 납품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생존 영어다. 문장을 만들고 단어를 선택하는 레벨은 낮지만 말은 잘한다.”

-촬영 현장은 어땠나. “감독, 스태프 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 그들만의 호흡이 있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넘어가는 게 없이 다 준비돼 있더라. 그런 걸 보면 배우들이 준비를 미리 안 하고 올 수가 없었다. 만약 촬영이 8시부터라면 30분 전에 모든 걸 끝내놓는다.”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대사량이 유난히 많았다. 한정된 스케줄 안에서 6시간짜리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하루에 소화해야 할 컷 수가 굉장히 많았다. 최근 촬영을 마무리 지은 영화 ‘피랍’을 수리남과 비슷한 기간 동안 찍었는데 2시간짜리 영화와 6시간짜리 에피소드는 하루 일정부터 다르더라.”

-아쉬운 부분이 있나. “뭘 해도 아쉬움은 늘 남는다. ‘왜 바짓단을 저렇게 짧게 했을까’부터 시작해서 어색한 부분까지 혼자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실존 인물이라 고심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접근했나. “생각보다 자유로웠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거지만 재구성된 부분이 많았다. 전요환이 목사라는 설정도 다 허구기 때문에 실존 인물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다.”

-실존 인물을 만난 적 있나. “있다. 건장하신 분이더라. 뵙고 나서 ‘아, 이러니까 살아남을 수 있었구나’ 했다. 피지컬도 좋고 신뢰가 가는 느낌이라 극 중 전요환이 왜 강인구를 믿었는지 알 수 있었다. ‘수리남’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흐뭇해하셨다. 마지막에 강인구 대사 중 ‘이 정도는 얘기할 수 있지 않나’ 딱 이 정도의 마음이셨던 듯. 실존 인물은 굉장히 평범한 삶을 살고 계신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낌은. “알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잘 재구성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제일 흥미로운 건 캐스팅이 누가 되느냐였다. 한 명씩 합류하면서 그 배우와 캐릭터를 떠올리며 상상하면서 봤다.”

-캐스팅은 어땠나. “(유)연석이도 데이빗 역할에 잘 맞는다. (박)해수는 이번에 처음 봤다. 초반에 같이 찍는데 윤 감독이 잘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정민이 형이야 찰떡이었고 (조)우진이도 기존 작품을 봐왔으니까.”

사진=넷플릭스 제공

-반응은 어떤 것 같나. “네이버 댓글 보면서 오만가지 감정이 들었다. 이런 계획으로 연기한 게 아닌데 왜 못 읽어주지 싶다가도 감사한 감정이 든다. 강인구라는 인물이 코너에 몰릴수록 여유를 잃지 않고 가는 게 긴장감을 떨어지게 한다는 댓글이 있었다. 윤 감독이랑 합의하고 간 건데(웃음).”

-‘식사는 잡쉈고’ 등강인구 특유의 말투가 있는데. “애드리브는 아니다. 평상시에 쓰는 말을 대사에 넣었다. 윤 감독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농담 패턴도 비슷하고 헛소리도 많이 하는데 그걸 대사에 녹여냈더라. 그 중에 대표적인 것들이 들어갔다.”

-황정민은 어떤 사람인가. “어릴 적 처음 보고 무서운 선배라고 생각했다(웃음). 참 열정적인 배우다. 평상시에는 술 좋아하고 활발한데 연기하기 바로 직전 그 순간만큼은 에너지를 응축한 것처럼 조용하다. 그게 마음을 준비하고 다스리는 루틴 같더라.”

-나만의 연기 루틴이 있다면. “어떤 연기를 하든 연기할 때의 감정을 촬영 전에 절대 내비치지 않는다. 아무리 오열하는 장면이어도 모르는 척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탁’ 집중해서 하는 게 잘 맞는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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