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그리 물러가라!' UCL 연패에 거세진 경질 압박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22-2023 UCL H조 2차전을 치른 유벤투스가 벤피카에 1-2로 패배했다. 파리생제르맹(PSG)과 벤피카가 연달아 유벤투스를 꺾으며 2전 전승으로 조 선두권을 차지했다. 유벤투스는 마카비하이파와 함께 2패로 하위권에 떨어졌다. 유벤투스의 탈락 위기다.

유벤투스는 세리에A에서도 8위(2승 4무)로 부진하다. 무패 행진이긴 하지만 무승부 비중이 너무 높고, 경기력이 답답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폴 포그바, 앙헬 디마리아, 페데리코 키에사 등 공격의 물꼬를 터 줄 간판 스타들이 죄다 부상이라는 점을 참작 받을 단계가 이미 지났다.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알레그리아웃' 해시태그가 유행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거취가 거론될 수밖에 없었다. 알레그리 감독은 "유벤투스에 복귀하고부터 리빌딩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연패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좋은 성적으로 UCL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패배는 기분 나쁘지만 지금 많이 이야기해봤자 의미가 없다"라며 사퇴에 대해서는 말을 피했다.

팬들은 마우리치오 아리바베네 디렉터를 만나 감독 경질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아리바베네의 대답은 "당신들이 다음 감독 연봉을 내 줄 건가?"였다. 알레그리 경질시 위약금과 다음 감독의 연봉이 없어 경질 못 한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는 이야기다. 이후 미디어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한 말은 농담일 뿐이었다고 말했지만 성남 팬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현지 매체들도 경질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알레그리의 위기와 야유'라는 제목으로 경기를 요약했다. '투토스포르트'는 가장 강경하게 '유벤투스와 알레그리, 할 만큼 했다'며 감독을 바꿀 때가 됐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알레그리 감독은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유벤투스를 지휘하며 5년 연속 세리에A 우승, 두 차례 UCL 준우승을 일군 명장이었다. 이후 휴식기를 갖다가 지난 시즌 복귀했는데, 답답한 경기를 반복하며 4위에 그쳐 지도력이 감퇴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지난 시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갑작스런 이탈로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이번엔 아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