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류석춘 교수 '응징취재'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벌금 500만원 확정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응징 취재'를 명분으로 2019년 9월 '위안부 매춘' 발언을 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연구실에 무단 침입해 폭언·폭행을 저지른 인터넷 신문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방실침입, 모욕, 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백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모욕죄의 성립과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백씨는 류 교수가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인 2019년 9월 24일 류 교수의 연구실에 무단 침입해 모 대학 학보사 기자와 인터뷰 중이던 류 교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백씨는 인터뷰 중이니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류 교수에게 "매국노야, 이놈아. 사사카와 재단의 돈이나 쳐먹은 놈", "류석춘이 바로 이 놈입니다. 홍준표가 일본 간자(간첩)같은 놈을 데려다가 혁신위원장을 시킨 놈인데, 일본 간첩으로 내가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어"라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또 당시 상황을 카메라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같은 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해 구독자들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공연하게 류 교수를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 백씨는 저항하는 류 교수를 체포하겠다고 소리치면서 양손으로 류 교수의 왼팔을 강하게 잡아 당기며 계속 밖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백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백씨가 불복해 정식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백씨는 자신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것은 벌금 액수를 깎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매국노인 류 교수의 행위를 재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1심과 2심은 백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백씨는 재판에서 언론사 대표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류 전 교수를 모욕한 것이며, 류 교수를 폭행한 것은 정당방위였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도 이 같은 하급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백씨는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가결 당시 분신(焚身)을 시도해 3도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1년 넘게 치료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앞서 나경원 전 국회의원, 보수단체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가로세로연구소 등을 상대로도 '응징 취재'를 해 수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해 MBC에 넘긴 일로 통신비밀보호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