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모집해라"..그 일당 금은방 터는데 걸린 시간 1분 [영상]

신진호 2022. 9. 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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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오전 2시쯤 대전시 중구의 한 금은방 앞에 10대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탄 오토바이가 멈춰섰다. 주변을 서성이던 이들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다른 방향으로 튼 뒤 오토바이 짐 상자에서 망치를 꺼내 금은방 유리문을 내리쳤다.

지난 6월 23일 오전 2시10분쯤 대전시 중구 은행동의 한 금은방에 A군 등이 침입, 망치로 진열장을 부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망치질 두 번에 유리문이 부서지자 한 남성이 쇼핑백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밖에서는 다른 남성이 주변을 살폈다. 금은방 안으로 들어간 남성은 진열장 유리를 망치로 부순 뒤 귀금속을 쇼핑백에 담았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분 남짓에 불과했다.


CCTV 영상 분석으로 피의자 특정


경찰은 “은행동 OO마트(금은방) 유리문이 깨져 있고 사람은 없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금은방과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이들이 오토바이를 이용,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추적에 나섰다. 도주로를 확인하던 경찰은 CCTV 영상에 등장한 남성이 최근 발생한 절도사건 피의자 A군(13)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A군 아버지를 조사해 CCTV 영상에 등장한 용의자를 A군과 B군(14)으로 특정했다.
지난 6월 23일 오전 2시10분쯤 대전 중구 은행동의 금은방에 A군 등이 침입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당시 A군은 가출 신고된 상태였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대전의 한 모텔촌에 그가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텔촌을 수색하던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사건 발생 10시간 만에 모텔에 있던 A군과 B군을 검거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도난당한 금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범행 직후 다른 사람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10시간 만에 10대 용의자 검거


A군 등은 경찰에서 “피해품(금품)을 버렸다”고 진술했지만, 수사팀이 이들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공범(장물운반 및 처분) C군(17)과 D군(14)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두 사람을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군 등은 “범행을 실행할 촉법소년을 알아보라”는 E씨(20)의 지시를 받고 금은방 절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23일 오전 2시10분쯤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발생한 금은방 절도사건 피의자들이 커피숍에 모여 범행을 모의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조사 결과 E씨는 학교 동창인 F씨(20)와 도박 빚과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6월 21일 금은방 절도를 모의한 뒤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만 10~14세)을 모집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후배가 모집 대상이었다. E씨는 지난 6월 24일 대전시 유성구에서 발생한 금은방 절도사건도 기획,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금은방 2곳에서 훔친 금품은 8000만원에 달했다. A군과 B군은 대전에서 두 차례나 더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가 실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촉법소년 모집 20대, 절도사건 기획·모의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으로부터 훔친 귀금속을 넘겨받은 C군은 다시 G군(17)에게 보냈다. F군은 이 금품을 경기도 수원의 금은방에 팔아넘기고 유흥비 등을 탕진했다고 한다. 경찰은 훔친 물건(장물)인 것을 알면서도 귀금속을 매입한 H씨(72·여) 등 업주 4명도 업무상 과실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C군과 G군은 학교를 그만둔 상태로 절도전과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 등이 훔친 금품 가운데 26점(1500만원 상당)을 회수했다.
지난 6월 23일 오전 2시10분쯤 대전시 중구 은행동의 한 금은방에서 금품을 훔친 A군 등이 장물을 넘기기 위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경찰 관계자는 “주범격인 E씨가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금은방에 침입한 피의자들이 미성년자라 배후 세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 순차적으로 공범들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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