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新환경 전략] "서울시 240만 가구 사용량분 메모리반도체 전력저감"
초저전력 반도체로 기존 하드디스크 전력 절반저감
스마트폰 TV 등 7대 제품 소비전력 30% 개선 도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세계 데이터센터의 기존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소비 전력보다 절반가량 전력이 적게 드는 삼성 데이터 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교체하고, 서버용 D램도 삼성의 차세대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으로 교체하면 전력 소모 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에 이르는 7대 전자제품에 혁신적인 에너지 효율 기술을 적용해 2030년 모델의 전력사용량을 2019년 모델 대비 30%가량 개선한다. 물론 같은 성능을 유지한 채로다.
15일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전사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담은 '신(新) 환경경영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실현 방안으로 제시한 기술 혁신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IT 제품에 나무를 심는' 수준으로 초저전력 반도체 제조를 활성화하고, 1%를 개선하기도 어려운 가전 소비전력량을 30%가량 줄이는 '담대한 도전'을 하기로 한 것이다.
'초저전력 반도체'로 전력 절감
삼성전자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갖추기로 한 '3대 혁신 기술'은 ▲초저전력 반도체 ▲초절전 제품 전력개선 ▲수자원 재활용 수준 극대화 등이다. DS(반도체) DX(디바이스 경험) MX(모바일 경험) 등 삼성전자 사업 부문 세 축을 아우르는 대형 프로젝트기도 하다. 하나 제대로 갖추기도 어려운데 셋 다 해내겠다는 게 삼성의 복안이다.
삼성이 주요 과제 첫손에 꼽은 '초저전력 반도체'의 경우 최신 메모리반도체 제품인 DDR5와 SSD 등을 통해 획기적인 전력 저감을 해낸다는 복안이다. 데이터 센터 전력 저감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겠다는 포부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기존 제품 대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적용 시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연간 전력절감분 예상치는 8.5TWh(테라와트시)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 가정용 전력 14.6TWh의 약 60%에 해당한다. 서울시 전체 약 400여만가구 중 24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렇다보니 데이터 저장·처리 에너지량 폭증에 대비한 데이터 센터 전력 저감이 키 포인트로 떠오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8년 33ZB(제타바이트·1000조바이트)에 불과했던 세계 데이터량은 2025년에 175ZB로 매년 6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200~250TWh로 지구 전체 전력의 약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데이터센터의 HDD를 소비 전력이 절반 수준인 삼성의 데이터센터 전용 SSD로 교체하고, 서버용 D램도 삼성의 차세대 DDR5 등으로 바꿀 경우 전력 소모 절감과 더불어 데이터 센터 발열 전력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센터 전용 고성능 SSD, 프리미엄 저전력 LPDDR(로우파워 더블데이터레이트) 5X 등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을 이어나가면서 전력 소모를 더욱 낮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 SSD인 'PM9A3 E1.S'는 업계 최초로 6세대 V낸드플래시를 바탕으로 돌아간다. 이 제품의 전력 효율은 연속쓰기 성능을 기준으로 할 때 1와트(W)당 283MB/s를 지원하는 수준인데, 이는 이전 세대인 5세대 V낸드 기반 PM983a M.2 보다 성능이 약 50% 향상된 것이다. LPDDR 5X의 경우 스마트폰, 노트북뿐 아니라, 고성능PC, 서버에도 써먹을 수 있는 D램이다. 속도는 7.5Gbps 수준으로 이전 세대보다 1.2배 더 빠르지만 소비전력은 약 20% 줄일 수 있다. 현 최선단인 14nm(나노미터) 공정과 혁신적인 회로 설계, 업그레이드 된 '동적 전압 기술'을 통해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모량은 줄인다.
폰·TV 등 7대 제품 전력 30% 절감
스마트폰과 TV 등을 아우르는 7대 전자 제품의 전력 소비량을 30%가량 줄이는 도전도 병행한다.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 회사는 한 해에 5억대의 전자 제품을 공급한다. 이미 '에너지 효율 1등급' 등 고효율 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효율을 더 올리려면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
냉장고 압축기 효율을 개선하거나 세탁기의 세탁 시간을 줄이고 에어컨에 고효율 냉매를 적용해 냉방 효과를 늘리는 방식 등을 적용한다. 개별 기술의 소비전력 개선 효과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끌어모아 '소비전력 30% 절감'이란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 활성화를 적극 진행한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 적용국가를 상반기 기준 5개국(한국, 미국 등)에서 조만간 32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가입자를 2억3000여명에서 5년 안에 5억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 LG전자 제네럴일렉트릭(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13개 가전업체의 협의체인 HCA 표준 적용을 내년 상반기 중에 추진할 계획인데, 스마트싱스 업데이트도 이에 발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한종희 DX 부문장 겸 부회장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올해를 "스마트싱스 원년"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를 가동하면 세탁기 에너지를 최대 70%, 건조기는 최대 20% 줄일 수 있다. 냉장고는 연말까지 최대 30%, 에어컨은 최대 20%로 전략 절감률을 올릴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태양광 패널 등으로 고객이 에너지 자립을 이루도록 도와 '전기요금 0원'을 구현하는 '넷 제로 홈'을 실현하는 게 목표다.
이와 더불어 자원순환을 극대화한다.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3만1000t, 지난해 3만3000t의 재생레진을 사용했다. 2009년 이후 누적 사용량은 31만t에 달한다. 2030년 절반의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을 적용할 경우 사용량은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등 수(水)자원 재활용 극대화
삼성전자는 세계에 32개 생산 거점을 펴고 있다. 전기뿐 아니라 물도 만만찮게 쓴다. 지난해 기준 1억6400만t의 물을 썼다. 제조 공정 개선,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사용량을 줄여야만 한다. 그간 용수 재이용량을 늘렸지만(2019년 6855만t→지난해 9394만t으로 증가), 이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목표는 DS 부문에서 2030년 물 취수량 증가량을 '제로화'하고, DX 부문에서 2030년에 사용하는 물을 100% 환원하는 것이다.
현재 제조 공정 용수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별 수자원을 오수, 폐수, 공정용수, 초순수 항목 등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매달 각 사업장은 수자원 항목별 재사용량을 산출해 자체 시스템에 입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수자원 재활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멤브레인·효소 기반 수처리 기술 등 고도의 오폐수 처리기술을 갖출 방침이다. 멤브레인은 원하는 물질만 통과시키는 여과막 기술을 의미한다. 해수담수화와 물 재활용 등에 필수다.
삼성전자는 DS 부문 사업장의 경우 자체 폐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오염 농도별로 세분화해 처리 후 '초순수' 등으로 재이용할 방침이다. 초순수 재사용량은 2019년 1500만t에서 지난해 2254만t으로 늘었다. 인근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도 '저분자 유기물질 제거 기술' 등을 통해 적극 재이용할 계획이다. DX부문 사업장의 경우 역삼투막·나노여과막 기술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사용한 물을 자체 처리해 다시 이용하는 중수도 시스템을 신규 도입하고, 지역 내 수질개선과 하천복원 등 수자원 환원 프로젝트를 적극 가동할 계획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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