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분위기..'연 3%대로 갈아타자' 안심전환대출 접수 개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 상환 상품으로 전환해 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시작됐다. 온·오프라인에서 '오픈런'이 벌어졌던 지난 1·2차 때와는 달리 일선 영업점과 온라인 모두 아직은 차분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6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환용 안심전환대출 접수를 시작했다. 은행권의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접수는 시중은행의 개점 시간인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다.
안심전환대출은 부부합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며, 기존 대출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전환할 수 있다. 만기에 따라 3.8~4%의 금리가 적용되며 소득 6000만원 이하, 만 39세 이하 청년층은 이보다 0.1%포인트(p) 낮은 3.7~3.9%의 금리가 적용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치솟고 있는 만큼 앞선 1·2차 안심전환대출 때처럼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운영한 사전 안내 홈페이지 방문자는 약 34만7000명에 달했다. 각 시중은행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사전 상담을 진행했으나 각 영업점에 적잖은 문의 전화가 걸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접수과정에선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아직까진 별다른 혼잡이 빚어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오전 주요 기업·공공기관·상점이 밀집한 서울 소공동의 시중은행 영업점들에서도 앞선 1차 안심전환대출(2015년) 때 펼쳐진 장사진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 (접수를) 시작한 지 30여분 지난 상황이긴 하나, 지난 1차 때와 달리 전국적으로 대면 접수 건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서울권 점포들은 당장 큰 혼잡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외 6개 은행을 제외한 은행, 제2금융권 차주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주금공 애플리케이션도 대기자만 수만 명에 달했던 2차 때와 달리 큰 혼잡은 없었다. 이는 접수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택가격·출생연도에 따라 신청 일자를 달리 적용키로 하고, 6대 은행도 동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3억원 이하인 경우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며, 4억원 이하인 경우엔 다음 달 6일부터 17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또 이날엔 출생연도 끝자리가 4 또는 9인 차주만 신청이 가능하다.
각 금융기관도 혼잡을 막기 위해 각종 비대면 채널 신설·확대에 나섰다. 주금공은 서버를 증설하고 콜센터 인원을 확충했고, 각 은행 역시 각 사의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AI), 음성·챗봇 상담 서비스를 동원해 비대면 수요에 대응했다.
무엇보다 주택가격 4억원 이하인 1주택자,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신청조건이 제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의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5억109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2억9229만원)과도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선 서울 또는 주요 도시 영업점보단 수도권 외곽, 지방 영업점에 관련 문의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노조의 총파업이나, 이 역시 큰 혼란을 불러일으키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노조는 총파업 당일 10만명이 운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은행 노조는 지도부 위주로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선 2016년 총파업 당시엔 시중은행 직원의 2.8%만이 참여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관련 기관·은행과 함께 이날 오전 파업에 대비한 점검 회의를 열고 업무 공백 방지를 위한 인력 확보·배치 등을 논의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도권엔 다세대·연립 등 일부를 제외하면 4억원 이하의 주택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수요 자체가 외곽이나 지방에 몰려있는 면이 크고, 선착순·창구일원화로 혼잡했던 1·2차를 반면교사 삼은 당국에서도 주택가격별, 요일별 신청일을 달리하고 시중은행도 동참토록 하는 등 전반적으로 거름망을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면서 "내일(16일) 총파업이 예정돼 있기는 하나 전반적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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