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 하락세 속 정철원 상승세, 신인왕 경쟁구도 재편

유준상 2022. 9. 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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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아쉬운 타자들과 달리 홀로 돋보이는 정철원의 활약

[유준상 기자]

선발 투수도 아니고 구원 투수가 신인왕을 노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인왕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정철원(두산 베어스)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분위기가 묘해졌다.

5월 초에 콜업돼 얼마 지나지 않아 필승조로 자리를 잡은 정철원은 전반기(29경기 35⅓이닝 2승 2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7)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후반기가 시작하기 전에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후반기에는 말 그대로 '언터처블' 모드다. 20경기에 등판해 28이닝 동안 2승 1패 6홀드 2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0.96에 불과하다. 사사구(7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삼진 개수(16개)도 눈에 띈다.
 
 14일 LG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구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는 정철원
ⓒ 두산 베어스
구원투수라서 불리? 정철원은 물러서지 않는다

14일 경기서도 정철원의 호투가 돋보였다. 두산은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0으로 승리한 가운데, 선발투수 곽빈의 뒤를 이은 정철원이 LG의 추격을 뿌리쳤다.

7회초 1사 1, 2루의 위기서 등판한 정철원은 대타로 등장한 문성주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끝냈다. 후속타자 로벨 가르시아도 뜬공 처리하면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8회초에는 서건창-박해민-홍창기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워 홀드 1개를 챙겼다.

전반기, 후반기를 통틀어 올 시즌 정철원의 성적은 49경기 63⅓이닝 4승 3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42다. 홀드 부문 공동 7위라서 타이틀홀더가 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공헌도가 큰 점을 무시할 수 없다.

KBO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정철원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2.83에 달해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에서 네 번째로 높다. 선발투수까지 포함해도 전체 17위다. 다른 팀들보다 잔여경기가 많은 두산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더 많은 홀드와 높은 WAR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난해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벽에 막혀 20홀드를 달성하고도 신인왕 수상이 좌절된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의 사례가 있어 정철원 역시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다만 홀드 개수를 제외하면 올해 정철원이 더 나은 것은 사실이다. 2010년 양의지(현 NC 다이노스) 이후 12년 만의 신인왕 배출을 원하는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철원과 함께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한화 김인환
ⓒ 한화 이글스
 
정철원의 상승세에 긴장하는 경쟁자들

또 한 가지, 타자들이 하나같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정철원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이유다. 팀 성적 프리미엄을 받기도 어렵고 개인 타이틀을 거머쥘 선수도 없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던 김인환(한화 이글스)은 후반기 들어서 페이스가 주춤하다. 특히 8월에는 단 2개의 홈런에 그쳤고 9월 월간 타율은 2할이 채 되지 않는다. 10일 SSG 랜더스전서 슬라이딩 도중 큰 부상을 당할 뻔했던 김인환은 14일 kt 위즈전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정철원을 포함해 신인왕 후보 가운데 팀 성적이 가장 뛰어난 전의산(SSG 랜더스)은 신인왕 경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김인환보다 타석 수, 홈런 개수 모두 적고 후반기에는 위력을 잃었다. 수비에서 잔실수를 범하면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도 신인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6월과 7월 맹타를 휘두른 김현준(삼성 라이온즈)도 8월 이후에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신인왕 자격을 갖춘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이달에만 4할이 넘는 고타율로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많은 표를 획득할지는 미지수다.

오는 10월 8일 정규시즌이 종료되는 만큼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의 흐름이 지속되면 정철원에게 향하는 표가 더 늘어난다. 경쟁구도 재편으로 불 붙은 신인왕 레이스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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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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