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니 행복하다? 데려오니 행복하다, SSG 모리만도
선수도 행복하고, 구단도 함박웃음을 짓는다. SSG 랜더스가 영입한 숀 모리만도(30·미국)가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하고 있다.
SSG 랜더스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SG는 2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4경기로 늘렸다. 시즌 80승 고지에도 선착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80승을 올린 18팀 중 17팀은 정규시즌 우승까지 차지했다.
선발투수 모리만도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모리만도는 7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8회 2사까지 던진 공은 99개. 제구력이 뛰어난 모리만도를 상대로 롯데 타자들은 빠른 승부를 가져갔으나 실패했다.
모리만도는 "8회 2사 후 한 타자 더 상대하고 싶었지만,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두 타자만 상대하기로 했다. 개인적인 욕심은 있지만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 7월 모리만도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0승을 거뒀지만 부진했던 이반 노바의 대체선수였다. 미국에서 투수를 데려오기 힘들어지자, 대만리그 다승 1위(7승 5패 평균자책점 2.56)를 달리던 모리만도를 데려왔다.
우승청부사란 표현이 딱이다. 모리만도는 한국에 온 뒤 9경기에 등판해 6승(1패)을 따냈다. SSG는 지난 8일 KIA 타이거스전을 제외하고, 모리만도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그날 경기에서 3과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모리만도는 "제구가 되지 않아 나 자신과 싸웠다. 이후 투구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해결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모리만도는 리그 적응 능력이 탁월하다. 2020년 9월 중신 브라더스와 계약한 모리만도는 그해 4경기에 등판해 2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공격적인 대만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을 익힌 뒤 리그 최고 투수로 변신했다. 한국에서는 경험을 살려 더 빠르게 안착했다.
모리만도는 "대만이 공격적이라면 한국 타자는 선구안이 좋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유인구를 계속 던져도 쉽게 스윙하지 않는다"며 "대만에서의 경험이 한국에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에서 모든 구종을 사용하면서 일관성 있게 던지는 걸 익혔다. 한국에서도 잘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모리만도는 가을 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마이너리그에선 싱글A, 더블A, 트리플A에서도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등판했다. 우승도 한 차례 했다. 지난해 중신에서도 대만 시리즈 선발로 나서진 않았지만 정상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2년 연속 우승 반지를 낄 기회다.
모리만도는 "한국에 와 행복하다. 여기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포스트시즌은 확정적이지만 아직 9월이고,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선수들과 함께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지금을 잘 이겨내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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