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클래식] 감독은 승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

이형석 2022. 9. 1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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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김성근도 마지막에 실패
감독 역량은 승부처에서 발휘
선수 아닌 감독이 야구한다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
김원형(왼쪽) SSG 감독과 류지현 LG 감독.

국가대표와 프로팀 사령탑을 25년 넘게 한 필자에게도 감독을 평가하는 일은 참 어렵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김응용(해태 타이거즈)·김성근(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강병철(롯데 자이언츠)·김재박(현대 유니콘스) 감독이 여러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비교적 젊은 사령탑 가운데 선동열(삼성 라이온즈)·류중일 감독이 소속팀을 몇 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다. 공통점은 대부분 팀 전력이 좋았다는 점이다.

물론 팀 전력이 좋다고 다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이 뒷받침돼야 우승할 수 있다. 다만 김응용·김성근(이상 한화 이글스)·김재박·류중일(LG 트윈스)·선동열(KIA 타이거즈) 감독은 전 소속팀에서 왕조를 건설하고 다른 팀으로 옮겨서는 모두 실패했다.

프로야구 사령탑이 팀 성적에 차지하는 비중을 수치화하긴 어렵다. 감독의 역량에 따라 1년에 팀이 몇 승을 더 거두는지 설명하기 쉽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경기에서 감독이 팀에 승리를 가져오는지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작전 야구를 많이 펼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감독이 승부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높은 몸값을 받는 선수를 가급적 기용해야 하고, 승부처에서 번트나 작전보다 선수 개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를 각각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이끄는 애런 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뛰어난 감독이라 평가하지 않는 이유다. 기본 전력이 뛰어난 환경에서 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우리 역시 처음 언급한 사령탑들이 팀 전력이 좋아 우승한 거 아니냐고 볼 수 있겠지만 아무나 우승을 경험할 순 없다. MLB보단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과 팀 성적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

올 시즌 KBO리그를 보면 키움 히어로즈가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 KT 위즈와 3위 경쟁을 펼치는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김민규 기자

반면 롯데와 삼성의 성적은 예상보다 훨씬 떨어진다. 5위 KIA까지 키움보다 기본 전력이 더 낫다고 본다. 하지만 세 팀 모두 키움보다 낮은 순위에 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들이 징계를 마치고 늦게 합류한 탓에 중위권에 처져 있다.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끈 김태형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이은 FA(자유계약선수) 전력 유출 속에 두산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홍원기 감독이 팀을 잘 운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키움 구단-감독-선수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10위 한화는 승률이 낮아도 너무 낮다. 리빌딩을 너무 오래 한다.

KBO리그 출범 40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기본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한 시즌 동안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 10년 전 김성근 감독과 『감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필자는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이켜보면 둘 다 틀렸고, 둘 다 맞을 수도 있다. 감독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김인식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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