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3연임에서 그칠까'..한 달 남은 中 20차 당대회 관전포인트
‘시진핑 3기’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변이 없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유임되며 세 번째 임기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과 함께 향후 5년 중국을 이끌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면면도 곧 드러나게 된다.
당 대회는 중국 공산당원 9671만여명 중에서 뽑힌 약 2300명의 대표들이 모여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공산당 최대 정치 행사다. 시 주석은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선출되고 이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에 취임했다. 전인대는 2018년 국가주석을 5년씩 두 번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한 임기 제한 헌법을 고쳐 시 주석 3연임의 길을 닦아 놨다. 지난해 11월 열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중공 역사상 세 번째 역사 결의가 채택됐다. 이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은 3세대 영도자 반열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홍콩 명보는 20차 당 대회에서 두 가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하나는 시 주석이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 중 어떠한 자리에서도 물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7명인 정치국 상무위원 수가 9명으로 늘어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중국 차기 지도부 인선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당 대회 일정이 공개됐다는 것은 계파간 내부 조정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베이징 외교가는 시 주석의 3연임을 이미 결정된 일로 보고 있다. 관심은 시 주석이 3연임까지 하고 2027년 물러날 것이냐 그 이상 장기집권할 것이냐에 쏠려 있다. 관측은 엇갈린다. 우선 시 주석이 앞으로 5년 더 집권하고 그 이후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일명 ‘시진핑 사상’을 이론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경우 시 주석은 자신의 뒤를 이어 시진핑 사상을 발전·계승할 후계자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시 주석이 3연임 이상을 노리고 있다고 보는 관측도 많다. 장기집권의 명분은 대만 통일이다. 시 주석의 세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 되는 해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시도할 수 있는 시기로 거론된다. 시 주석은 그로부터 8년 후인 2035년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목표 시한으로 정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14일 “시 주석이 어느 길로 가려는 것인지 현재로선 파악하기 어렵다”며 “다만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대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큰 방향을 가늠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3기 총리로는 왕양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후춘화 부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왕양 총리설’은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휴가를 겸해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8월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날 무렵 흘러나왔다. 왕 주석은 지난달 17일 시 주석이 주재한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는데 관영 매체가 그의 이름을 시 주석, 리커창 총리 다음으로 호명해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955년생으로 올해 67세인 왕양은 충칭시와 광둥성 총서기를 지냈고 국무원 산업 부총리를 맡았다. 53년생인 시 주석과 연배가 비슷해 후계 구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도 총리 발탁에는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리 총리 후임으로 일찌감치 거론됐던 후 부총리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차기 주자 중 한 명이다. 공청단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정치적 기반으로 시자쥔(시 주석 측근)의 견제를 받고 있다. 63년생으로 젊은 축에 속하는 후 부총리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총리가 되면 시 주석 후계자로 인식돼 영향력이 너무 세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총리 후보군에 시 주석의 측근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와 한정 부총리도 있지만 리창은 상하이 봉쇄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발목이 잡혔고 한 부총리는 퇴임설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시 주석 임기 동안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던 리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무너진 경제를 수습하는 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상 7일간 열리는 당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 전회)가 소집된다. 당 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중앙위원 200여명이 총서기와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등을 선출한다.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의 등장은 곧 시진핑 3기의 시작을 의미한다.
시진핑 3기 국정 키워드는 공산당 전면 영도 강화와 쌍순환, 공동부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순환은 수출 주도 전략에서 내수 중심 자립 경제로 전환해 외부 변수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국가 발전 계획으로 채택됐다. 고소득층과 기업이 가진 파이를 나눠 중산층을 키우자는 공동부유는 시 주석이 지난해 8월 당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면에 내세운 구상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한동안 공동부유 속도 조절론이 제기됐지만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국정과제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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