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그늘..내년 서울 초등교사 115명만 뽑는다
내년 서울 공립초등학교 교사 선발 인원이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115명으로 확정됐다. 10년 새 선발 규모가 10분의 1로 줄었다. 서울교대 입학정원이 355명인 걸 감안하면 졸업생 중 200명 이상이 ‘임용절벽’에 부닥쳐 임용시험 재수·삼수를 하거나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저출산 심화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교사 선발 인원을 줄인 것인데, 교육계에서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학년도 공립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사 임용 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시행계획’을 14일 공고했다. 전체 선발 인원은 166명으로 올해(304명)보다 138명 감소한 수치다. 유치원 10명, 초등학교 115명, 특수학교 41명이다.
초등교사의 경우 올해 선발 인원(216명)에서 101명 줄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교육부가 지난 7월 선발 인원을 사전예고했을 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성명까지 내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1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 초등교사 채용 규모는 2013학년도에 990명 뽑았고, 2017학년도까지 매년 600~900명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다 2018학년도엔 전년도(846명)의 절반 수준인 385명을 선발했고, 이후 2022학년도 216명, 2023학년도 115명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0년 855만여 명이었던 유·초·중·고 학생 수는 2022년 588만여 명으로 줄었다. 최근 3년간 서울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도 2020년 7만1356명, 2021년 7만1138명, 2022년 7만44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서울교대 매년 355명 입학…졸업생 중 200명 이상 ‘임용절벽’
교육계는 반발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학교 수는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1만8659곳이었던 유·초·중·고는 올해 2만696곳으로 2037곳 증가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정부 논리대로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수를 줄이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려면 교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 회복이 중요한 시기”라며 “교사를 줄여서는 교육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년에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공립초 교사를 총 3561명 모집한다. 올해(3758명)보다 5.2%(197명) 줄어든 규모다. 17개 시·도 중 서울을 포함해 15개 시·도에서 임용 규모가 전년도보다 줄거나 같았다. 올해보다 늘어나는 곳은 경기·제주 두 곳뿐이다. 경기는 1531명으로 올해(1493명)보다 38명 증가했고, 제주는 107명으로 올해(65명)보다 42명 늘었다.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해마다 줄지만 교대 정원은 10년째 제자리다. 초등교원 양성 대학(교대 10곳, 초등교육과 3곳) 입학정원을 보면 2000년 4945명에서 2005년 622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3847명으로 줄어든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올해 기준 입학정원은 서울교대 355명, 경인교대 598명, 춘천교대 321명, 공주교대 354명 등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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