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정부 비판 "정적 제거에 역량 소모말라"

김효성, 김준영 2022. 9.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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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왼쪽 셋째)와 정청래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자신을 둘러싼 검·경 수사를 “야당 탄압”, “정적 제거”라 칭하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자 정면대응을 개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정쟁 또는 야당 탄압, 정적 제거에 국가 역량을 너무 소모하지 말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민생 개선, 한반도 평화 정착, 경제·산업 발전에 좀 더 주력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최고위 직후 ‘성남FC후원금 관련 수사 결과가 뒤집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대표는 “경찰에 물어보세요. 왜 뒤집혔는지”라며 불만 섞인 듯한 답변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경이 무차별적으로 자신을 옭아매는 것에 대한 이 대표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8·28 전당대회 기간인 지난 7월 방문 후 두 달 만이다. 묘역 바깥에서 지지자 100여명의 악수와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한 이 대표는, 이어 굳은 얼굴로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응시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실용적 민생개혁으로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썼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역시 이 대표에게 “민생을 잘 챙기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임 지도부가 출범했을 때 봉하마을을 찾는 것은 민주당의 관례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자신을 노 전 대통령에 빗대기 위한 목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평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적이 많은데 동병상련이란 생각이 들 것”이라며 “이런 점을 지지층에 드러내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중도·무당층은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한 의혹을 피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다’고 반발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성·김준영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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