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후반기 에이스 떠오른 곽빈 "욕심 버리니 점점 좋아지더라"

차승윤 2022. 9.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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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곽빈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리 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이 많았다. 그런 욕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이닝만 길게 던지고 선발 투수 책임을 다하자고 생각하니 조금씩 좋아지더라. 지난해와 올해,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그런 이유 같다."

후반기 에이스급 호투를 펼치고 있는 곽빈(23·두산 베어스)이 멘털의 변화를 성공 원인으로 짚었다.

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6승(8패)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5㎞를 기록한 직구는 물론 시속 140㎞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 시속 120㎞대 커브까지 스트라이크존을 과감하게 공략해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수비로 도와준) 야수 형들에게 너무 고맙고, 내가 내려간 후 책임 주자들을 막아준 정철원에게도 고맙다. 포수 박세혁 형도 너무 고생하신 것 같아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라도 드리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지난해 재활에서 돌아온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1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으나 건강히 돌아와 절정의 구위를 팬들 앞에 선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물론 상대 팀 사령탑들도 곽빈의 구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게 좋았던 건 아니다.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은 55.6%에 불과했고,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좋은 구위에도 제구가 흔들리는 경기들이 나왔다. 그런데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중용되며 값진 경험을 쌓고 시즌을 마무리해냈다.

적응을 마친 곽빈은 올 시즌 더 성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계산할 경우 스트라이크 비율이 62.4%로 늘었고, 9이닝당 볼넷은 4.13개로 줄었다. 곽빈은 멘털의 차이를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너무 오래 쉬다가 돌아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시즌이었다. 욕심도 많았다.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승리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 욕심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선발 투수의 책임을 다한다고만 생각하니 투구 내용이 조금씩 좋아졌다. 올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아진 것도 그런 이유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를 지킨 건 곽빈의 입단 동기인 정철원이다. 올 시즌 두산 필승조로 활약 중인 정철원은 4승 3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곽빈은 "(오늘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철원이가 무조건 막아줄 것이라 생각해 하나도 걱정하지 않았다. 철원이는 나보다 한두 수 정도 위의 투수라고 생각한다. 제구가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다르다"고 그를 칭찬했다.

곽빈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하지만, 두산의 성적은 가을야구와 멀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내년을 더 좋은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내년에도 이렇게 될 팀은 아니다. 내년에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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