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락에 "규제 풀어달라" 아우성..국토부, 곧 심의위 열 듯

김원 2022. 9. 14. 17: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정부세종청사 옥상에서 공무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정부에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15억원 초과 주택 주택담보대출 허용', '규제지역 해제' 등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이른 시일 내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을 열고 규제 지역을 추가로 해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지역 조정은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주정심에서 한다. 보통 6월과 12월 열리지만 비정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에서 “지난 6월 1차 규제 지역 해제는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며 “상황 변동을 지켜본 뒤 연말 이전이라도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30일 주정심을 열고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조정했다. 당시 대구, 대전 등의 일부 지역이 규제 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현재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는 43곳,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이다.

주정심에서는 집값 상승률, 청약경쟁률, 분양물량, 인허가 물량 등 각종 지표를 검토하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규제지역 해제 여부를 가린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 이상(투기과열지구는 1.5배 이상)일 경우 지정하는데, 올해 집값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건을 충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17% 하락하며 18주 연속 내렸다.

미규제지역 해제해 달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도 거세다. 부산시는 지난달 30일 16개 자치구 중 조정대상지역인 14곳을 모두 해제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경상남도는 지난 2일 창원시 성산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인천은 시의회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최근 국토부를 직접 찾아 규제지역 해제를 건의했다. 2020년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부터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는 세종시는 지난 6월 규제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청약경쟁률이 높아 잠재적 매수세가 유지 중이라는 판단에서 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상태다.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대출·세제·청약 등 광범위한 규제가 더해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등 다주택자 세금이 중과된다. 또 비규제지역에선 70%인 주택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 상한이 조정대상지역 50%로 내려간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선 10%포인트 더 낮춰진 40%이고 9억원 초과 주택은 한도가 더욱 적다. 9억원 초과분이 20%이고 15억원 초과는 아예 담보대출을 받지 못한다. 비규제 지역은 전매뿐 아니라 1순위 청약 자격과 대출 부담이 덜하고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자격도 얻을 수 있다.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세대주·세대원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재당첨 금지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규제지역 해제는 강력한 규제 완화 효과를 낸다.

지난 6월 규제지역 해제에서 배제됐던 수도권의 규제지역 해제 여부도 시장의 큰 관심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분양이 늘고, 하락 폭이 큰 일부 지방의 규제 지역 해제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 자극 우려가 있는 수도권까지 해제할 가능성은 작다"며 "지방 위주로 규제 지역 해제가 이뤄진다면 일부 거래가 늘어날 수 있지만, 하락 폭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6개 시군구는 모두 주정심 전보다 집값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또 15억 초과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더라도 담보대출금리가 크게 치솟은 상황이라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