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구독, 연내 시행..'황금알' 밸류체인 잡아라
아이오닉5 차값 약 2천만원 + 배터리 구독료 월 30만원
현대차, 롯데렌탈, SK렌터카, KB캐피탈 등 선점 경쟁
[한국경제TV 강미선 기자]
<앵커>
이제 전기차를 살 때, 차 값 따로 배터리 값 따로 내는 새로운 전기차 구입 방식이 생긴다고 합니다.
바로 월 이용료를 내고 배터리를 빌려 쓰는 이른바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인데요.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 기자,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뭔가요?
<기자>
고객이 우선 전기차 차체 가격만 내고, 배터리는 구독서비스 등을 통해서 빌려 쓰는 개념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자동차와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면서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 진겁니다.
정부는 개정안을 10월 11일까지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12월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취재결과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 연말, 내년 초 부터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기차 가격이 얼마나 저렴해지는 건가요?
<기자>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 5(5,410만 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구독 서비스가 생기면 소비자는 약 2천만 원만 있어도 전기차를 살 수 있게 됩니다. 대신 배터리 리스업체와 약정을 맺기에 매달 구독료를 내야 합니다.
초기 구독료는 월 30만 원 내외가 될 전망입니다.
할부 개월은 일반 승용차의 배터리 교체 주기인 6년, 이자율은 자동차 리스율보다 낮은 약 2~3%를 적용해 초기 상품을 출시할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이 기준으로 기존처럼 전기차를 살 때와 배터리 구독 서비스로 살 때를 비교해 보면요.
최종적으로 약 180만 원가량 더 싸게 살 수 있는 겁니다.
약정 계약으로 중도해지 시 위약금을 토해내게 낸다면 더 비싸질 수 있고요.
리스 업계에선 차량 모델, 예상 주행거리에 따라 앞으로 가격대가 더 낮아질 수도 있고 케어 등 추가 혜택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왜 배터리 구독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건가요?
<기자>
기업들에겐 600조 원 규모로 커지는 폐배터리 시장 선점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 전환과 함께 배터리 생산부터 사용, 재사용 그리고 재활용 다시 생산으로 배터리 순환경제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10년 내외 주기로 교체됩니다.
2013년부터 테슬라 모델S를 필두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10년 가까이 되면서 올해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태동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배터리 제조와 소재사업은 수십 년간의 노하우와 기술 진입장벽이 있지만 폐배터리 사업은 시장규모도 크되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친환경정책에 재활용 배터리 소재 의무화가 포함돼 앞으로 기업에서 꼭 잡아야 하는 사업이기도 하고요.
이에 따라 배터리 소재사부터 건설사까지 폐배터리 확보전에 나선 상황이고 그 앞단에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있는 겁니다.
배터리 구독서비스로 기업들은 배터리를 독자적으로 소유하고 유통할 수 있어지는데, 이는 곧 배터리 순환경제의 연결고리를 잡을 수 있는 셈입니다.
<앵커>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있네요. 앞으로 기업들 어떻게 배터리 구독 서비스에 뛰어 들어 폐배터리를 확보할 전망인가요?
<기자>
먼저 현대차의 독주가 예상됩니다.
국내 완성차 점유율 80%에 자동차 리스업 1위인 현대캐피탈을 끼고 있어 전국 영업망을 활용한 공격적인 진출이 예상됩니다.
배터리 구독서비스로 확보한 배터리를 추후 현대글로비스가 회수해 ESS(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고, 이마저 끝나면 현대모비스가 노후 차량용 배터리로 다시 제조를 맡게 됩니다.
이렇게 구독부터 폐배터리 사업까지 아우르면서 현대차그룹 계열 안에서 자체적으로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갖추게 되는거죠.
배터리사들은 차량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렌터카 업체들과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는데요.
롯데렌탈은 LG에너지솔루션, SK렌터카와 SK온과 재사용 배터리 협약을 체결한 상황입니다.
자동차 리스업처럼 배터리 리스업 시장이 새로 열리니 KB와 하나 등 2, 3위 캐피털사들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배터리 교체시기를 맞이할 2025년까지 기업들의 폐배터리 쟁탈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강미선 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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