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전선 두개, 비명..러軍 후퇴하자 드러난 '끔찍 만행'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전쟁 이후 점령해온 하르키우주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기고 밀려난 뒤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혹한 만행이 드러났다고 현지 외신들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dpa·BBC 등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주 바라클리아에서는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전기고문을 가하고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라클리아 출신 고위 경찰관인 세르히볼비노우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러시아군이 현지 경찰서에서 구금자를 정기적으로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령자(러시아군)는 (우크라이나)군에 직접 복무했거나 복무한 친척이 있는 이들을 거기로 데려갔고, (군에) 도움을 준 사람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바라클리아 주민 아르템은 러시아군이 자체 본부로 사용한 현지 경찰서에서 자신이 46일간 억류돼있었고 전기로 고문도 당했다고 BBC에 전했다.
아르템은 “발전기가 있었고 나한테는 전선 두 개를 들고 있게 했다”며 “그들은 내게 질문을 던졌는데 내가 거짓말한다면서 발전기를 더 돌려 전압이 올라가게 했다”고 전했다.
자신은 전기고문을 한 번 당했지만, 일부는 매일 같이 당했다면서 여성도 피해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감방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비명을 들었고, 러시아군은 이 소리가 잘 들리도록 소음이 발생하는 환기장치까지 껐다고 말했다.
자신이 붙잡힌 이유는 군복을 입고 있는 형제 사진이 걸렸기 때문이고, 다른 구금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25일간 억류됐다고 덧붙였다.
학교 교장 타티아나도 경찰서에서 사흘간 붙잡혀있었고 다른 감방에서 비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2명이 들어가야 하는 감방에 최대 8명까지 붙잡혀있었다며 현지 주민은 경찰서를 지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15일 전쟁 발발 후 6개월 동안 수백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러시아군 또는 친러 세력에 의해 강제 구금돼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면서 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그는 납치된 다른 남성들과 함께 마을의 한 지하실에 갇혔다. 뒤이어 이들은 다른 마을 지하실로 옮겨졌고 그곳에는 또 다른 약 25명의 남성이 구금돼 있었다. 3주 후 그는 10여명의 남성과 함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지대의 수용소에 갇혔다
러시아군의 신문은 개별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러시아군은 ‘나치’를 찾아내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나치로부터 우크라이나인을 해방시킨다는 것은 러시아가 내세운 침공 명분 중 하나다. 러시아군은 “나치를 본 적 없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무차별적인 폭력이 뒤따랐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빠르게 반격에 성공하면서 러시아군은 반년간 점령했던 하르키우주의 핵심 요충지인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서 지난 10일 사실상 철수를 결정했다.
CNN에 따르면 이지움의 주민 발레리는 전쟁 초기 도시에 온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이 허구임을 깨닫고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비나치화시키러 왔다’는 젊은 러시아 군인들에게 그들이 사실은 한때 가까웠던 양국의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서 러시아군 정찰대가 자신에게 다가와 “우린 누구를 해방시키려 여기에 왔는가”라고 반문했다고 말했다.
CNN은 러시아군 사이에 퍼진 혼란스러움과 환멸감이 이 지역에서 후퇴한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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