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호' 무라카미, 왕정치와 나란히 섰다..일본인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

야쿠르트 스왈로스 3루수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1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멀티 홈런으로 시즌 55호 홈런 고지에 올랐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스 SNS 캡쳐

일본프로야구(NPB)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 스왈로스)가 55번째 아치를 그리면서 단일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무라카미는 지난 13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53홈런을 기록 중이던 그는 4회 초 우월 홈런, 9회 초대형 좌월 홈런으로 55홈런 고지에 도달했다. 올 시즌 12번째로 멀티 홈런 경기를 기록한 무라카미는 리그 역대 공동 2위이자,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만들었다.

무라카미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거포 마쓰이 히데키를 동경해 그가 현역 시절 달던 '55'를 등 번호로 택했다. 그는 마쓰이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002년 50개)은 이미 넘어섰고, 자신의 등 번호만큼 홈런을 쳐냈다. 무라카미가 어깨를 나란히 한 건 또 다른 전설 오 사다하루(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이다. 오 회장은 대만 국적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물이다. 그는 요미우리에서 뛰던 1964년 55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이는 현재까지 리그가 공인 중인 단일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이다. 무라카미는 이날 기록으로 오 회장 타이기록이 됐고, 홈런 1개만 추가하면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쓰게 된다.

리그 최다 기록도 사정권이다. NPB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블라디미르 발렌틴(당시 야쿠르트)이 2013년 기록한 60홈런이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무라카미의 위에는 발렌틴뿐이다. 야쿠르트는 올해 정규시즌 15경기를 더 치른다. 무라카미가 남은 기간에 홈런 6개를 추가하면 발렌틴을 넘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다.

무라카미는 데일리 스포츠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 사다하루의 기록과 동률을 이룬 건 엄청난 영광이다. 튼튼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당장은 60홈런이 아닌 56호 홈런을 치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무라카미는 프로 5년 차에 55홈런을 쳤다. 빈틈이 보이지 않는 타자"라며 "60홈런도 꿈이 아니다. 앞으로 50홈런, 60홈런을 여러 차례 달성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홈구장에서 신기록을 세운다면 특별한 보너스도 기다리고 있다. 야쿠르트 구단을 후원하는 일본 부동산업체 오픈하우스는 무라카미가 홈에서 56호 홈런을 치면 도쿄에 있는 1억 엔(9억7000만원)짜리 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야쿠르트는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홈 4연전을 벌인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