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첨단산업]삼성 반도체 실적 전망, TSMC에 역전당했다

한예주 2022. 9. 14. 11: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급락에 삼성·SK 실적 '적신호'
파운드리는 '역대급 매출'
삼성·SK 파운드리 투자 속도 낼 듯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자 수출량 감소·재고 증가·가격 하락까지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는 매섭게 성장하는 중이다. 올해 3분기엔 삼성전자의 매출을 뛰어넘어 '글로벌 톱' 자리를 수성할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올해 3분기 매출이 202억달러(약 27조9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182억9000만달러(약 25조3000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19%가량 감소해 2위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2위였던 인텔은 3분기 매출 150억400만 달러(약 20조7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1% 소폭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3조49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68%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4조1718억원) 대비 28.41% 줄어든 2조9865억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시장 위축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감소가 지목된다. 올해 2분기부터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의 생산이 줄어들자, 메모리 주요 수요처의 재고량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TSMC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분위기를 달리하고 있다. 애플뿐 아니라 AMD, 엔비디아, 퀄컴 등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물량까지 빼앗은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견조한 양상을 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내외 반도체 업체의 실적 차이 이면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파운드리 시장의 온도차가 존재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 생산이 핵심인 메모리 산업과 수요자의 주문에 의해서 생산하는 수주 산업인 파운드리 산업은 업종 특성상 차이가 있다. 파운드리는 대부분 1년짜리 장기계약이어서 실적 안정성이 높은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소매대리점에서 유통되는 물량도 존재하고 수요보다 생산량이 높아지면 단기간에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소비자용 D램 가격이 13~18% 하락할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다. 당초 8~13% 하락 전망에서 폭이 5%포인트 확대됐다. IC인사이츠 역시 메모리 불황을 고려해 올해 IC(집적회로)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11%에서 7%로 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이 올해보다 30~40% 감소할 것이라는 잿빛 전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가격 환경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1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내년 7조원 수준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이 올해 대비 약 30~4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운드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두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합산 기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나, 파운드리 분야는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16.3%로, 53.6%인 TSMC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초미세공정 등을 통해 선두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 7월25일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양산한 첫 제품을 선보였으며, 반도체 관련 대규모 M&A(인수합병)도 고려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0월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사들인 키파운드리의 인수 절차를 최근 마무리 지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